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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중국, 질서 어지럽히는 강대국”…캐나다, ‘인도태평양 전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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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엔 “중요한 안보·경제협력 대상”

한겨레

중국 인민해방군 의장대가 201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건국 70돌 기념 열병식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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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27일 중국을 “갈수록 질서를 어지럽히는 글로벌 파워”로 규정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다. 정치·경제적으로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도전적인 행보를 불안스럽게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공개한 26쪽 분량의 ‘캐나다의 인도태평양 전략’(CIPS) 문서에서 “중국은 기존 규범과 질서를 통해 성장했으면서 이제는 그 규범과 질서를 무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 접근 방식은 오늘날 중국에 대한 현실적이고 분명한 눈으로 지켜보며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와 심각하게 의견이 다른 부분에서 강압적인 행위를 하고 인권을 무시하며 우리와 우리의 파트너의 국가 안보를 침해하는 경우 중국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전략문서는 나아가 “중국은 경제적 영향력, 외교적 힘, 공격적인 군사능력과 선진기술을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중국이 국제질서를 우리와 점점 더 다른 이해관계와 가치가 더 잘 허용되는 환경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경계감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는 중국이 이미 무시하기엔 너무 큰 강대국이 되어 버린 현실도 인정했다. 이들은 “중국은 엄청난 크기와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파괴, 세계적 보건의료, 핵확산 문제 같은 전세계의 존속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를 다루는 데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캐나다의 입장은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겠다면서도 지구 온난화 등 인류 공통 과제에는 협력하겠다는 미국의 정책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 정부는 2015년 집권하며 이전 보수당 정부 시절 껄끄러웠던 중국과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비교적 원만하던 양국 관계는 2018년 캐나다 경찰이 미국의 요청으로 이란과의 불법거래 혐의를 받는 화웨이 창업자의 딸 멍완저우 부회장을 억류한 뒤 악화됐다. 중국은 이에 맞서 캐나다인 두 명을 수감하는 보복을 가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모두 풀려났지만, 양국 관계엔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가 남았다. 이번 전략문서에는 이처럼 악화한 양국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정부는 이 문서에서 ‘캐나다 투자법’을 개정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기업이나 국영 기업이 중요한 캐나다 산업과 지식재산권에 접근하지 못하게 할 것을 제안했다. 캐나다는 이미 이달 초 자국의 리튬 업체에 투자 중인 중국 업체 3곳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투자 철회를 명령하는 등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각 부처에 중국과 맺은 기존의 양해각서(MOU)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문서는 캐나다 군사력과 사이버 안보 강화를 포함해 “외국의 간섭으로부터 캐나다 시민과 사회간접자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23억캐나다달러(2조2천억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도 내놓았다. 또 캐나다가 지역에서 해군 배치를 늘리고 “지역의 안보에 대한 강압적인 행위와 위협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군사적 관여와 정보 능력을 늘릴 것”이라고도 밝혔다.

전략문서는 중국의 이웃인 한국과 일본에 대해선 중요한 안보·경제협력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대해선 캐나다 군인 516명이 6·25 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후에도 “캐나다는 한반도를 떠나지 않고 유엔 사령부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지원해 왔다”며 “앞으로도 한반도 안정을 지원하고 강화하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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