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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中공안, '시위 취재' BBC기자 수갑 채워 연행한 뒤 구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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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확산한 가운데, 이를 취재 중이던 영국 BBC 기자가 시위 현장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구타까지 당한 뒤 풀려나 논란이 되고 있다.

머니투데이

2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정부의 고강도 제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고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는 주민들의 밤샘 시위를 막기 위해 경찰이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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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BBC는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대변인 성명에서 "BBC 소속 에드 로런스 기자가 중국 상하이에서 취재 도중 수갑에 채워진 채 연행됐다. 로런스 기자에 대한 처우가 극히 우려스럽다"며 "그는 석방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붙잡혀 있었고, 그동안 공안은 로런스 기자를 손과 발로 구타했다"고 밝혔다.

BBC는 "로런스 기자는 (중국 당국의) 승인받은 언론인으로서 일하던 중에 이런 일을 당했다"며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당국자는 로런스 기자가 시위대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게 하기 위해 연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신뢰할 만한 해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BBC 대변인은 영국 현지 언론과의 별도 인터뷰에서 "우리 기자 중 한 명이 직무 수행 중 이런 식으로 공격을 받았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중국 공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상=트위터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위터·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중국 공안에 체포된 로런스 기자가 등 뒤로 수갑을 찬 채 바닥에 넘어져 있고, 공안 4~5명이 그를 끌어내는 듯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유돼 확산했다. 한 동영상에서는 로런스 기자가 공안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당장 영사관에 연락해"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BBC 베이징 본사에서 근무 중이던 로런스는 상하이에서 일어난 반(反)정부 시위 현장을 취재하고자 최근 상하이를 방문했고, 체포되기 직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로런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시위대 인파가 늘어나자 공안은 도로를 막고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없게 통제했다"며 "공안이 시민 3명을 체포하는 것을 봤다. 이 중 2명은 공안의 체포에 격하게 대응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영상=트위터

지난 25일 이후 중국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진핑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수백 명이 모인 시위 현장에는 "시진핑 퇴진" 등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자에 대한 공개 항의 구호까지 등장했다.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도 수백 명의 학생이 시위에 참여하는 등 중국 50개 대학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고 AFP는 전했다.

공산당 체제인 중국에서의 반정부 시위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중국이 시 주석 집권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의 페리 링크 중국어학 교수는 상하이 시위 영상을 보고 "이는 천안문 이후 가장 과격한 시위다. 최소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시위에 참여했고, 도시 간 연결고리가 있는 전국적인 시위"라고 평가했다.

한편 해외에서도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BBC에 따르면 영국 런던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일랜드 더블린, 캐나다 토론토와 미국의 일부 도시에서도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진행됐다. 27일 오후 홍콩대에서는 학생들이 백지를 든 채 중국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한 연대를 표하는 침묵시위를 펼쳤고, 대만 타이베이 자유광장에서는 백지와 촛불을 든 사람들이 모여 중국 시위를 지지했다. 검열에 저항하는 의미로 아무런 구호도 적지 않은 용지를 드는 '백지 시위'는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때도 등장한 바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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