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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급 낮춘 김여정, '존귀' 칭송 김주애…北 '백두혈통' 의미심장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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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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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7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력을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국무위원장은 둘째 딸을 데리고 나와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털이 달린 검은색 긴 코트를 입은 둘째 딸은 가죽 롱코트 차림의 김 위원장의 팔짱을 끼며 나란히 걷는가 하면, '화성-17형' 발사 공로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등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2.1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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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앞둔 북한에서 '백두혈통' 내부의 기류가 심상찮다. 북한의 실질적 서열 2위로 불렸던 김여정 당 부부장이 오빠인 김정은 총비서를 향한 '충성심 표출' 과정에서 스스로 급을 낮춘 가운데, 김 총비서의 둘째 딸 김주애는 '존귀하신 자제분' '제일로 사랑하는 자녀'로 우대받았다.


"王, 자녀 여럿이면 가장 사랑하는 자녀가 후계"

28일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화성-17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주애의 모습이 19일 북한에서 보도됐다. 이는 김주애가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어 27일 보도를 보면 김주애가 ICBM 관련 공로자를 치하하는 행사에서 또다시 등장했다.

김주애에 대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자 보도에서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한 데 이어 27일 보도에서는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한층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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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7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력을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국무위원장은 둘째 딸을 데리고 나와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털이 달린 검은색 긴 코트를 입은 둘째 딸은 가죽 롱코트 차림의 김 위원장의 팔짱을 끼며 나란히 걷는가 하면, '화성-17형' 발사 공로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등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2.1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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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의 등장은 북한의 내부 결속 목적으로 의도된 연출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후대 미래세대의 안전을 화성-17형을 통해 달성했다는 메시지"라고 했다.

ICBM 공로자들이 김주애에게 '충성맹세'를 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된 것도 눈길을 끈다. 27일자 보도를 보면 ICBM 공로자들은 "발사 당일에는 직접 화선에까지 자신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과 함께 찾아오시여 우리들에게 남부러워할 특전을 안겨주셨다"며 김주애를 김 총비서가 '제일로 사랑하는' 자녀라고 했다.

이런 북한의 보도는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왕에게 여러 명의 자녀가 있을 경우 그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를 후계자로 내세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김 총비서는 부인 리설주 여사와 슬하에 1남2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여정 충성심 표출 '급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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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조선중앙TV는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회회의를 개최한 소식을 보도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토론을 통해 남한이 '대북전단(삐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포했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출처=조선중앙TV 갈무리) 2022.8.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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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김 부부장은 우리나라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에 이례적으로 반응했다. 지난 24일 우리 외교부 대변인의 대북 사이버 분야 독자 제재 구상에 반발한 담화문을 내고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고 비난한 것이다.

이는 '서울 불바다 발언'을 연상시키는 과격한 발언이다. 하지만 상투적인 협박에 그쳤고, 대남 조치 방향성도 그다지 드러나지 않아 김 부부장이 급을 낮춰 '급발진'한 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남 총책으로 통하는 김 부부장의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예고 담화문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김여정의 비난 급발진'은 대북 제재발 경제 파탄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김 총비서의 초조함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뚜렷한 업적을 내지 못해 초조해하고 있는 가운데, 그 하위의 권력엘리트들이 실적 경쟁, 충성 경쟁을 벌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이 공개한 북한의 18일 ICBM 발사 현장.

차 수석 연구위원은 김 부부장의 북한 내 정치적 입지에 대해 "동생이기 때문에 특수한 관계는 있을지 몰라도 김정은을 대체한다든가 하는 권력을 지니기 힘들고 김정은을 정점으로 한 권력 엘리트 구도에서 원 오브 뎀(one of them)"이라고 했다.

다만 김 부부장 담화가 '말폭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김 부부장 담화가 대남 도발용 명분쌓기용으로 보이는 측면은 존재한다는 관점에서다.

한편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에 화성-15형 시험발사를 계기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바 있다"며 "내일이 5주년이 되는 날이기는 하지만 현재 공유해 드릴만한 특별한 북한의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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