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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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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7년 전 주문한 무기도 못 받았다…우크라 전쟁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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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만에 팔기로 한 무기 제공 늦어져

중국 침공 대비한 무장 강화에 차질


한겨레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23일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러시아군 진영을 향해 곡사포를 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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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만에 팔기로 한 무기 제공이 늦어져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무장 강화라는 목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모전 양상을 띠어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보낼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7일 대만으로의 인도가 지연되는 미국산 무기가 187억달러(약 25조원)어치에 이른다고 의회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 지연 규모는 1년여 전 140억달러어치였는데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금액이 더 불었다. 미국은 2009년 이후 대만에 300억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대만에 대한 무기 인도 지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우선순위가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190억달러어치의 군사원조를 제공했다. 전쟁 장기화로 포탄 등의 소모량이 많아 미국 군수업체들의 생산량이 수요를 못 따라간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미국이 대만에 넘겨주지 못한 무기에는 2015년 12월에 주문한 208기의 재블린 대전차미사일과 215기의 스팅어 지대공미사일이 포함돼 있다. 이런 무기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주요 군사원조 대상이다. 팰러딘 자주포 납품도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주요 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도 대만에 판매하기로 계약했다. 대만은 올해 3월에 하푼 대함미사일 구매 계약도 맺었지만 적어도 2026년까지는 이를 넘겨받지 못할 것이라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미국 의회 자문 기구인 ‘미-중 경제·안보 검토 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무기와 군수품 재고가 우크라이나로 분산되고 코로나19로 공급망 문제도 발생하면서 인도 지연 문제가 상당히 악화돼 대만의 군사 대비 태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면서 무기 인도 지연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왕신룽 대만 국방부 부부장은 지난달 “미국이 대만에 팔기로 한 무기를 일정에 맞춰 인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마이클 매콜 의원(공화)은 “내가 서명한 외국에 대한 무기 판매 사례들 중에는 대만으로의 인도가 3년 이상 지연된 경우도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보듯 침공 뒤보다는 그 전에 무기를 공급하는 게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준 재블린 미사일 등은 기존 비축분에서 빼낸 것이라 대만에 팔기로 한 것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군수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댈 무기를 갑자기 증산하기가 어렵다고 밝히는 상황이어서 두 나라에 대한 무기 공급은 연동될 수밖에 없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확실히 하는 한편 대만에 군사적 능력을 가능한 한 빨리 제공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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