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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6년만에 '한한령' 빗장 열리나...연예계 "中시장은 아직" 신중론 대세 [SS연예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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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중국 OTT 텐세트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변호텔’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한때 한국 연예계를 좌지우지했던 중국시장이 한한령으로 굳게 닫힌 빗장을 6년 만에 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와 스타들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지만 대다수 연예기획사들은 “아직은 신중해야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한한령 해제론’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제기됐다. 이날 시 주석이 윤 대통령에게 “양국 간 인문교류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한 뒤 20일 중국 대표 OTT 텐센트 비디오에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2018년)이 서비스되자 ‘한한령 해제’ 청신호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나문희 주연 영화 ‘오! 문희’(2020)가 중국 본토에서 개봉된 후 11개월만에 정식으로 중국에서 선보인 한국영화다.

일부 발 빠른 에이전트들은 중국 및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 및 가수가 소속된 각 연예기획사에 “한국 아티스트들의 중국 내 공연을 허용하는 조치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 같다”며 스케줄 문의에 나서기도 했다.

한한령 전 중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배우가 소속된 한 연예기획사 고위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에이전트들에게 아티스트 스케줄을 문의하는 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예계는 “샴페인을 일찍 터트릴 필요 없다”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세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중국은 한한령으로 이미 리스크가 있는 시장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정치권의 움직임과 달리 연예계가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 뿐만 아니라 유통, 가전 등 모든 소비재 기업들이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을 확인한 만큼 갑자기 ‘중국 쏠림현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정부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문제삼아 한한령을 내린 사이 팬데믹과 OTT의 발달, K팝의 인기로 K콘텐츠가 기존 아시아 시장에서 북미시장으로 뻗어나간 것도 중국 시장에 기대가 약해진 이유 중 하나다. 설상가상 중국문화에 대한 젊은층의 반감은 커져가면서 ‘차이나 머니’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시대가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또다른 관계자는 “동북공정 논란으로 조기에 폐지한 드라마 ‘조선구마사’나 중국 브랜드 PPL로 논란을 빚은 드라마 ‘여신강림’, ‘빈센조’처럼 K콘텐츠 주 소비층인 2030 세대의 중국반감이 커지면서 ‘차이나머니’를 예전처럼 마구잡이로 유치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고 관측했다.

K팝 기획사 입장에서도 중국 시장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큰 북미와 남미, 중동 지역 개척을 노리는 회사가 적지 않다. 이미 엑소, NCT, 우주소녀, 에버글로우 등 한국에서 트레이닝 받은 중국인 멤버들의 중간 이탈로 인해 기획사들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중국인 멤버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국적 멤버를 구성할 때 태국 등 동남아 지역 멤버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사우디 아라비아와 MOU를 맺고 팝 프로듀싱과 현지 아티스트 발굴 ·육성,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등 중동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SM은 슈퍼주니어 한경부터 에프엑스 빅토리아, 엑소 루한, 크리스 등 다수의 중국인 멤버를 육성했지만 이들 모두 본토로 돌아갔다.

중국전문 에이전시 레디차이나의 배경렬 대표는 “중국 내에서도 K콘텐츠를 선망하는 젊은 층이 상당하지만 중국 정부가 당장 문호를 개방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선보인 ‘오!문희’나 ‘강변호텔’처럼 K콘텐츠의 상징성이 약한 작품만 유통·개방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당장 한국 연예인의 중화권 진출을 논의하는 건 시기 상조다”라고 전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전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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