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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제가 직접 샀다” 조세호 ‘내돈내산’ 인증 장면, 방심위 제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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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방송인 조세호가 특정 브랜드의 상징적인 패턴이 드러난 옷을 입고 관련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나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행정지도를 받았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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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이 출연자의 옷차림을 부각해 과도한 광고효과를 줬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다.

27일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제38차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관한 심의가 이뤄졌다.

문제가 된 건 지난 7월 20일 방송분이었다. 진행자인 조세호는 해외 의류 브랜드 ‘톰브라운’의 상징적인 디자인 패턴이 드러나는 상의, 하의 및 넥타이를 입고 출연했다. 진행자 유재석은 조세호의 옷을 보고 “오늘 이렇게 옷을 입은 것도 이 분하고 관련이 있다”고 말했고, 조세호는 “이 브랜드에서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라고 출연자를 소개했다. 이어 ‘내돈내산’이라는 자막과 함께 “제가 직접 구매했다”고 말하며 조세호가 입은 옷을 강조했다.

영화 ‘미나리’의 배우 앨런 김과 근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유재석은 “오늘 ‘유퀴즈’ 나온다고 톰B가 선물을 해줬다고요?”라고 물었고, 앨런은 “이거 톰B가 유명한 쇼에 나간다고 보내줬다”고 답했다. 유재석은 “앨런은 협찬해준 거고, 조셉(조세호)은 (직접) 샀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쎄임(Same) 브랜드’ 등의 자막과 함께 조세호의 옷이 주목받는 장면이 지속적으로 방송됐다. 이에 시청자는 “출연자가 특정 브랜드임을 알 수 있는 옷을 노출해 과도한 광고효과를 주고 있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했다.

‘유퀴즈’가 해당 브랜드와 공식적인 협찬 계약을 맺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동안 방심위는 프로그램에서 특정 브랜드를 나타내는 시그니처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노출한 경우 분량에 따라 행정지도 결정을 내려왔다.

윤성옥 위원은 “네 줄 흰색 띠만 보였다면 큰 문제는 없는데 출연자들이 ‘내돈내산’이라든지 특정 브랜드를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과도하게 부각한 것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황성욱 위원 역시 “보기에 따라서 상당히 악의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광복 위원장은 “그냥 옷만 입고 나와도 광고효과가 있으면 행정제재를 해야 할 사안인데, 거기다가 누구나 다 알 수 있게끔 말까지 한 건 조금 교활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의견진술을 생략하고 바로 법정제재를 하는 방안도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위원 5명 중 4명이 ‘권고’를 원해 최종 ‘권고’로 의결됐다. 방심위는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문제없음 ▲의견제시 ▲권고 ▲주의 ▲경고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정정·수정·중지, 해당 방송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 ▲과징금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나 재승인 심사 시 직접적 감점요인으로 작용하며, 권고는 경고성 행정 지도로 실효성이 없지만, 재발 시 다음 심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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