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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가나 옆구리 파고들어라 … 벤투호 '성난 황소' 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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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황희찬이 26일 카타르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카타르/박형기 기자>


'절대로 져서는 안 되는 경기(우루과이전)'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가나전)'는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경기력은 호평을 받았지만 무득점에 그쳤던 만큼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가나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H조 2차전은 반드시 골을 넣고 승점 3점을 챙겨야 하는 경기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단 승부처는 측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나 주요 선수들이 모두 뛰어난 속도를 자랑하지만 동시에 뒤 공간을 내줄 때도 많기에 이 지점을 잘 공략해야 한다. 특히 이미 포르투갈에 2대 3으로 져 1패를 안고 있어서 패하면 그대로 탈락이 확정되는 가나는 앞으로 치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 26일 훈련을 앞두고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인터뷰에 나선 권창훈(김천 상무)은 가나를 두고 "풀백 쪽에 공간을 많이 내주는 경향이 있다"면서 "우리 측면에 빠르고 침투를 잘하는 선수들이 있고, 패스를 찔러줄 선수들도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공략 의지를 보였다.

지난 1차전에서 예전보다 유연한 전술 변화를 보여준 벤투 감독 역시 효율적인 가나 공략법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그동안 촘촘하고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김진수(전북 현대)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버틴 왼쪽에서 공격 작업을 해오던 벤투호는 지난 우루과이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상대를 당황스럽게 만든 바 있다. 김민재(SSC 나폴리)와 김영권(울산 현대) 두 센터백이 각각 14회, 11회 롱패스를 시도할 정도로 직선적인 공격을 펼쳤고, 공격 축도 나상호(FC 서울)와 김문환(전북 현대)이 나선 오른쪽으로 옮겨 수비를 끌어낸 뒤 반대편 손흥민에게 패스를 보내는 방식이 돋보였다. 실제로 패스 시도 횟수(64회)가 가장 많았던 선수도 김문환이었다.

아직 어떤 변화를 택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희소식이 있다. 그동안 '돌격대장' 역할을 해오던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그동안 개인 훈련에만 몰두했던 황희찬은 현재 달리기가 가능해졌고, 다른 선수들과의 훈련에도 나서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만일 황희찬이 출전한다면 손흥민이 좀 더 투톱의 일원처럼 중앙지향적으로 뛸 수도 있고, 그만큼 공격 선택지가 늘어나게 된다.

벤투호에서 가장 선발을 고르기 어려운 포지션으로 꼽히는 오른쪽 풀백에서는 1차전에서 휴식을 취했던 김태환(울산 현대)이 출격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김문환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에 나서며 체력 소모가 컸던 점도 있고, 원래 중앙공격수인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FC)를 측면에 세웠던 우루과이와 달리 이냐키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 등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속도를 지닌 선수들이 나올 가능성이 커 힘과 스피드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김태환이 낙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의 컨디션이 완전하지 못한 점은 신경이 쓰인다. 우루과이와의 경기 도중 누녜스를 막다가 종아리 근육 부상을 입은 김민재는 25~26일 모두 휴식과 개별 훈련을 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지만 만일 회복이 더뎌지면 한국 수비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딱 11명만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도 아니기에 조규성(전북 현대)과 이강인(레알 마요르카) 등 교체 자원들이 깜짝 선발될지, 다시 교체로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쳐줄지도 관심사다. 우루과이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아이돌 같은 외모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폴로어가 급격히 증가하기도 했던 조규성은 16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묵직한 왼발 중거리 슛을 날리는 등 황의조(올림피아코스 FC) 못지않은 공격수임을 증명한 바 있다. '골든보이' 이강인 역시 대표팀 선발 여부도 불확실하던 입지에서 선발 출전 카드를 만지작거릴 만큼 중요한 선수가 돼 가고 있다. 정확한 패스 능력을 갖춘 이강인이 '한 방'을 해준다면 그보다 좋은 시나리오도 찾기 힘들다.

[카타르/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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