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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아이돌 미공개 포토카드 판매" ··· '수억대 챙긴후 잠적'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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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피해자 28명·외국인도 다수

경찰, 피의자 조사···"신고 잇따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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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의 미공개 포토카드를 판매한다며 선입금을 요구한 뒤 수억 원을 가로챈 사례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7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은평경찰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기 행각을 벌인 피의자 A씨를 조사 중이다. A씨는 트위터 등에서 특정 아이돌 그룹의 미공개 포토카드를 판매하겠다는 글을 올리고 돈을 받은 뒤 물건은 보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피해자는 현재 28명이다. 계속 경찰에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자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 주장에 따르면 A씨가 받아 챙긴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약 2억 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A씨에게 돈을 입금한 내역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피해 금액을 추산했다. 일주일간 피해자 78명이 인증한 금액은 약 1억 94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28명이 경찰에 신고 접수를 마쳤다.

외국인들의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신고를 접수한 28명 중 3명은 중국인으로 이들은 모두 1500만 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을 중국인 피해자라 밝힌 B씨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약 30여명이 4~5억 원을 잃었다”며 “자료를 모아 곧 경찰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모두 B 여성 아이돌 그룹의 팬으로 상당수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사기 신고를 접수한 사람들 중 11명이 미성년자였다. 이들 중에는 여러 해외 팬들의 요청을 받고 대신 포토카드를 구매해주려다 사기를 당한 경우가 많았다.

피해자 C씨는 “이 사건 피해자들 중 본인 돈만 잃은 사람은 현저히 적다”며 “이른바 ‘총대’라고 불리는 사람이 여러 인원의 돈을 모아 대신 입금한 뒤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밝혔다. 원화 송금이 어려운 외국인이나 미성년자 등이 총대에게 구매 의뢰를 하면 이들이 대신 포토카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총대 한 사람이 A씨에게 대신 입금한 금액만 4100만 원에 이른다.

총대를 맡았던 사람들은 피의자 A씨를 대신해 다른 피해자들에게 돈을 돌려주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외국인들은 대리 입금을 통해 거래를 진행한 경우가 많아 경찰 신고에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경찰에) 파악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분명 더 존재할 거라 생각한다”며 “피해 금액이 적지 않다보니 A씨를 강력 처벌하고 돈을 꼭 돌려받고 싶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금액은 1만 원부터 수백만 원까지 다양하지만 피해자들의 주장대로 억대 규모가 신고되지는 않았다”면서도 “피해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는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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