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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위믹스 사태에…게임업계 '킬러 IP' 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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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위믹스' 상장폐지 후폭풍으로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한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업계에 비상이 걸리면서 게임사에 '킬러 지식재산권(IP)' 확보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불법인 P2E 게임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위믹스 사태가 터지면서 그동안 가상화폐를 지급 수단으로 활용한 P2E 게임 사업에 집중해왔던 게임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를 선두로 가상화폐를 지급 수단으로 한 P2E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준비 중인 국내 게임사들은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에선 가장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던 위메이드가 위믹스 논란에 휩싸이면서 P2E 게임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추가 규제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의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위메이드를 포함한 많은 게임사가 새 수익모델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 기반의 P2E 게임에 주목해왔다. 현재 국내에선 위메이드 외에 컴투스(XPLA), 넷마블(MBX), 네오위즈(IX), 카카오게임즈(BORA) 등이 가상화폐를 발행하면서 위믹스 플랫폼과 같은 P2E 게임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게임업계에선 결국 시장의 성패는 무엇보다 양질의 콘텐츠(게임)에 달려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핵심 IP 확보가 우선돼야 P2E 게임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위메이드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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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대표 게임사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P2E 블록체인 게임 열풍 속에서 수차례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점이 주목된다. 아직까지 관련 시장과 규제 상황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와 같은 강력한 게임 IP 개발에 우선 힘을 쏟은 다음, 국내 P2E 게임 시장이 안정화되면 후발 주자로 들어가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1998년 출시된 리니지 시리즈는 엔씨소프트의 핵심 캐시카우로, 리니지 게임 3종(W·M·2M)은 올 3분기에도 매출 4292억원을 합작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 실제로 매일경제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핵심 IP인 리니지는 지난 24년간 총 14조3700억원(올해 3분기 집계 기준)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단일 게임 IP로는 최대 규모 매출이다. 리니지 시리즈의 누적 세부 매출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 번 잘 만든 IP는 계속해서 캐시카우가 돼주기 때문에 블록체인 메타버스와 같은 신사업도 중요하지만, 결국 재미있는 게임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리니지 시리즈이고 '제2의 리니지'를 찾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 3분기에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넥슨도 기존 인기 게임 IP를 활용한 신작들이 연달아 흥행을 이끌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또 넥슨의 경우 2003년에 나온 '메이플스토리', 올해 18주년을 맞이한 '마비노기' 등이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실적을 주도해온 킬러 IP로 꼽힌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위믹스 사태 관련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상장폐지 기준과 관련한 제도적 검토에 돌입했다.

[황순민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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