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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軍 문민화 이후 처음으로 장군 '별' 뗐다… "항고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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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등 다른 불복 제기 가능성
전익수, 이예람 중사 사건 수사 책임
"영장 잘못됐다" 검사 추궁 혐의 기소
한국일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민원실에서 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왼쪽)씨가 전익수 공군법무실장 징계 요구서 제출에 앞서 취재진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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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군 문민화 이후 장군에서 대령으로 계급이 강등된 첫 사례가 나왔다. 이에 당사자 측은 "항고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을 '원 스타'인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하는 국방부 징계안을 재가했다. 징계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행정처분이어서 전 실장 계급은 즉시 대령으로 낮아졌다. 군 장성의 계급을 낮춘 건 1979년 12·12 군사반란 당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별 넷·대장)이 반군에 의해 이등병으로 강등된 이래 처음이다.

전 실장은 고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의 초동 부실수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전 실장 변호인단 관계자는 27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항고와 행정소송 등 불복 여부를 두고)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복시 30일 내 항고장 내야…전 실장, 부실 초동수사 책임자 논란


다음 달 전역 예정인 전 실장이 징계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처분 통지를 받고 30일 내에 항고장을 제출해야 한다. 그가 줄곧 억울함을 주장해온 만큼 항고는 물론 행정소송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간다면 징계 수위가 과하고 대면조사를 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항고장이 접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군 검찰이 이 중사 성추행 피해사건을 수사할 당시 책임자였다. 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이를 신고했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던 같은 해 5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 검찰은 이 중사가 사망한 뒤에도 가해자 조사를 하지 않아 부실수사 논란을 자초했다.

이 중사 유족 "전 실장 강등 징계해달라" 요구서 전달하기도


부실수사 비판 여론 속에 출범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지난 9월 전 실장 등 사건 관련자 8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자신에게 사건 관련 보안정보를 전달한 군무원 양모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군 검사에게 전화해 "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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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특검팀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전 실장의 수사 지휘에 잘못된 점이 있었다고 보고 징계를 추진해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성 강등' 징계를 내린 배경에 대해 "(전 실장의) 프라이버시가 걸린 문제인 데다 항고할 가능성도 있어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 중사의 유족은 지난 10일 국방부를 찾아 전 실장을 강등해달라는 취지의 징계요구서를 전달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해 이 중사 사망사건이 알려지자 전 실장을 호되게 비판한 바 있다. 전 실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처장으로 추천받은 변호사의 남동생이라는 점 등을 거론하며 "군 지휘계통을 무력화시킬 힘이 작용된 것 아니냐"고 주장했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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