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 "1년 내 국내 금융 충격 발생한다"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이 1년 안에 금융시스템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는 위기를 경고한 경우는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주요 위험 요인은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기업의 자금조달 악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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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6명 "1년 이내 금융 충격 가능성 높아"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충격이 단기(1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전문가 58.3%가 "높다"(매우 높음 12.5%+높음 45.8%)고 답했다.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과 주요 경제 전문가 72명을 조사한 결과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단기 충격 발생을 예상하는 전문가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하반기 조사 때는 충격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이 12.5%에 불과했으나, 2022년 상반기에 26.9%로, 2022년 하반기에는 58.3%로 뛰었다. 6개월 만에 '위기'를 경고하는 응답자 비율이 31.4%포인트 늘었다.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1순위 위험(리스크) 요인으로는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 증가(27.8%)'를 꼽았다.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과 상환 부담 증가'(16.7%)와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와 우발채무 현실화'(13.9%)와 '국내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12.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위험 증가',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 '부동산 시장 침체' 항목은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부각된 위험 요인이다.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크게 줄었다. 응답자의 36.1%만이 "한국 금융시스템 안정성의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5월 조사(53.2%)보다 17.1%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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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요인은 '기업 자금조달 악화'와 '가계부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향후 금융 취약성이 드러날 가능성이 큰 부문으로는 저축은행과 증권사, 캐피탈사 등 주로 비은행업권을 지목했다. 저축은행은 높은 취약차주 비중에 따른 자산 부실화 및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를 우려했다. 증권사도 높은 부동산 PF 익스포져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등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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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시장 악화일로…28일 추가대책 투입

실제로 기업어음(CP)을 중심으로 단기자금시장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단기자금시장의 바로미터 격인 CP 금리는 45일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일 최고치 행진을 하며 연 5.50%까지 치솟았다. 올 1월 3일 1.55%이던 CP 금리가 한 해 동안 3.95%포인트 오른 것이다.

단기자금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것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CP 시장의 주요 참여자인 증권사의 돈줄이 말라붙어서다. CP의 주 수요처인 증권사 신탁과 랩 계정에서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한 영향이다.

한은 설문조사에서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자금 경색 방지를 위해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을 요구했다.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 관리와 함께 금융시스템 내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를 주문했고, 가계부채와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한 금리 인상 속도 조절도 언급했다.

경제·금융 당국도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선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은 28일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연말·연초 금융시장 주요 리스크 요인’ 등을 점검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기시장과 관련해서 한은과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며 "은행 유동성을 확충하는 규제 완화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도 지난 24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시장과 관련해) 필요하면 정책을 추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경우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연주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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