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금융·경제 전문가들 "높은 가계부채, 기업 부실 위험이 최대 리스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은 2022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 공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 응답 69.4%

인플레이션 후순위로 밀려나고 고금리 부작용 우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내 금융·경제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주요 위험(리스크) 요인으로 가계, 기업 대출 부실화 등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꼽았다. 6개월 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언급된 물가 관련 리스크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고금리에 따른 가계, 기업의 대출 부실화 등의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데일리



한국은행이 2~9일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 및 주요 경제전문가 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은 대외 위험보다는 대내적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으며, 그중에서도 고금리에 따른 문제들을 걱정했다. 대내 리스크 요인은 구체적으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69.4%)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위험 증가(62.5%)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48.6%) △국내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43.1%) △부동산 시장 침체(36.1%)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5개 리스크 요인을 꼽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단순 집계한 것이다.

설문 응답자들이 1순위로 선택한 응답 빈도수를 기준으로 보면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위험 증가(27.8%)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16.7%)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13.9%) 등으로 단순 집계와는 차이가 있었다. 다만 이는 모두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란 점에선 동일하다.

한은은 2012년부터 연 2회에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를 실시해오고 있다. 6개월 전인 지난 5월엔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79.9%를 차지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지배적이었다면, 반년 만에 금융시스템 요인이 부채 부실화 쪽으로 전환된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 항목은 34.7%로 단순 응답 빈도 순위 기준 6번째로 밀려났다.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도 55.4%에서 16.7%로 줄었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41.2%에서 18.1%로 급락했다.

반대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는 43.8%에서 69.4%로 증가했다. 국내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 항목도 33.5%에서 43.1%로 증가해 주요 리스크로 부각됐다. 이와 함께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위험 증가,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추가 됐다.

리스크 요인별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 발생 시계 등을 기준으로 나눠보면 높은 가계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 부동산 침체 요인은 주로 1~3년 사이 발생할 중단기 위험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요인들은 대체로 1년 이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단기 위험으로 나타났다.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으로 따져보면 국내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발생 가능성이 1순위로 집계됐다.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 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 및 부실위험 증가, 부동산 침체 등의 발생 가능성은 비교적 높지 않았지만, 현실화한다면 금융시스템에 미칠 악영향이 클 것으로 조사됐다.

이데일리

단순 응답빈도수 기준 상위 6개 리스크 요인. (자료=한은)




6개월 전과 비교해 1년 이내 단기 시계의 리스크와 중기 시계 리스크 모두 그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 매우높음 또는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이 각각 58.3%, 40.3%로 각각 31.4%포인트, 7.4%포인트 증가했다. 리스크 발생 위험이 커진 만큼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는 6개월 전보다 나빠졌다.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해 매우 높음 또는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53.2%에서 36.1%로 하락했고, 보통과 낮음은 각각 51.4%, 12.5%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금융취약성이 가장 부각될 것으로 판단되는 금융업권으로는 저축은행, 증권사, 캐피탈사 등 비은행업권을 주로 지목했다. 금융시스템 리스크 해결을 위해선 자금시장 경색 방지를 위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시장 소통 강화가 가장 필요하단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관리와 더불어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하고, 금리인상 속도도 조절해야 한다고 봤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