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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바다에서 탐지할 기술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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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최근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있고, 특히 추가 핵실험이 우려되고 있다. 보통 핵실험은 공중 핵실험, 지하 핵실험, 수중 핵실험, 대기권 밖 핵실험으로 구분된다. 북한의 경우 주로 육지의 지하에 갱도를 파서 핵실험을 감행해 왔다. 지하 깊은 곳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면 폭발 지점의 지표면이 같이 함몰되는 커다란 파괴가 일어난다. 또한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해 지층, 공중을 따라 ‘쾅’하는 매우 큰 소리가 전달된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충격음을 수신해 이것이 자연 지진인지, 인공 지진인지를 가려내는 탐지체계를 갖추고 있다. 인공 지진은 핵폭발을 뜻한다. 자연 지진은 지층을 따라 충격음이 전달되지만, 지하 핵폭발의 경우 지층 충격음뿐만 아니라 대기를 따라 전달되는 공중 충격음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비교해 핵폭발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지층에서 충격음은 보통 전파 속도가 초속 7㎞에 달하며, 공중에서는 초속 0.34㎞로 전달된다. 매질의 탄성 수준에 따라 전파 속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지층과 공중에서 전달된 충격음 속도를 비교해 핵폭발 여부와 핵폭발이 일어난 위치·시각 등을 알아낼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렇게 지층과 공중 두 경로에서 충격음을 탐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반도 연안의 얕은 바다에 한국에서 설치한 많은 수중 탐지 센서망이 운용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이용하면 더욱 정확히 핵실험 유무를 판별해 낼 수 있다. 지층을 따라 전달된 충격음은 바닷가까지 순식간에 도달하며, 바닷속을 투과해 멀리까지 전달된다.

수중에서 충격음은 초속 1.5㎞로 전달된다. 육상과 공중에서 전해진 충격음 수신자료와 비교하면 더욱 정확히 핵실험 유무와 위치·방향 등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또한 핵폭발이 만약 동해 깊은 바닷속에서 일어난다면 더욱 정확하게 이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지진관측망에서는 수중에서 관측하는 충격음의 실시간 자료를 이용하고 있지 않으므로 해군에서 운용하는 수중음파 센서 체계와 연계해 수중 충격음 수신자료를 함께 분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수중음파 센서에서 관측되는 소리는 핵실험 충격음파를 비롯해 수중에서 발생하는 미사일, 기뢰 등의 폭발음 등을 감지할 수 있으므로 매우 유용하다. 동해는 깊은 바닷속, 즉 수심 약 350m 구간에 수중음파 통로가 자연적으로 형성돼 있으므로 멀리서 발생한 다양한 폭발음을 남쪽에서 충분히 수신할 수 있다.

따라서 동해의 깊은 바닷속에 해저 음향 케이블을 설치해 운용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이는 일본 쪽에서 일어나는 해저지진을 미리 감지해 한국 동해안으로 밀려올 수 있는 지진해일에 대해 적어도 30분 전에 경보를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인 시스템이다.

바다는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수중에서 전달되는 소리를 감지하고 연구해 핵폭발과 지구 내부 지진파, 지진해일 등 각종 재난 경보를 미리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바닷속에 음향탐지 센서 체계를 설치·운영할 필요가 절실하다. 그것이 한국을 더 안전한 국가로 만드는 방법이 될 것이다.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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