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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고금리 이자 부담에 집값 하락 우려 큰데… 둔촌 주공 청약 흥행은 계약률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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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입지인 송파구 신축 아파트값도 최근 급락 / 청약 대기자 고민 깊어질 듯

세계일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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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이 분양을 시작한다. 둔촌주공이 들어서는 강동구는 물론 입지적으로 더 나은 송파구 신축 아파트값이 최근 급락하고 있어 청약 대기자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뉴스1에 따르면 분양업계는 전용면적 59㎡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수요가 몰리는 반면 전용 84㎡는 중도금 대출 불가에 따른 자금조달 부담 등으로 다소 경쟁이 덜할 것으로 봤다. 청약경쟁률보다 계약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지난 25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청약 일정은 12월 5일 특별공급, 6일 1순위, 7일 2순위 순으로 진행한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힌다.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 규모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전용 59㎡(1488가구)와 전용 84㎡(1237가구)가 전체 일반분양의 절반 이상이다.

관심을 모았던 평균 분양가는 3.3㎡당 3829만원이다. 전용면적별로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전용 29㎡ 5억2340만원 △전용 39㎡ 7억1520만원 △전용 49㎡ 8억8100만원 △전용 59㎡ 10억6250만원 △전용 84㎡ 13억2040만원이다.

최근 정부가 중도금 대출 허용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면서 둔촌주공 전용 59㎡까지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전용 59㎡와 전용 84㎡의 발코니 확장비는 1000만~1800만원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서울 청약시장 대기자의 최대 관심 단지였다. 어마어마한 물량에 로또 청약 기대감까지 겹쳐 10만개 이상의 청약 통장이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집값이 급락하면서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 특히 단지 주변 신축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하락해 시세 차익 기대감은 사라졌고, 자금 조달 부담과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 11일 최고가(23억8000만원)보다 7억원 하락한 1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둔촌주공 전용 84㎡ 분양가보다 3억원 이상 비싼 수준이지만, 강동구와 송파구 입지 차이를 고려했을 때 '여력이 된다면 3억~4억원을 더 주고 송파구 아파트를 사는 게 낫다'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강동구 신축 단지는 둔촌주공 분양가보다 낮은 실거래가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고덕동 '고덕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20일 8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 6일 둔촌주공 분양가와 비슷한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거주 30대 한 청약 대기자 A씨는 "일반분양 얘기가 나왔던 2년 전 분양가(2900만원)보다 1000만원이나 더 올랐는데 집값은 하락하고 있어 상투를 잡는 것 같은 불안감이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분양가와 '주방 뷰' 상품성 등 논란에도 둔촌주공 재건축 일반분양은 흥행할 것으로 봤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9호선 둔촌오륜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대단지다. 위례초등학교, 둔촌초등학교, 동북중학교, 동북고등학교 등 단지 안에 초중고가 다 있다. 가까운 올림픽선수촌 재건축까지 사업을 마치면 주변 여건은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도금 대출 여부에 따라 전용 59㎡ 이하 주택형과 전용 84㎡ 주택형의 청약 성적은 갈릴 전망이다. 전용 84㎡ 주택형은 분양가에 유상옵션과 발코니 확장비 그리고 세금까지 더하면 적어도 14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계약에서부터 중도금, 잔금까지 모두 자력으로 조달해야 하는 것이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전용 59㎡ 청약 수요자도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청약 당첨자는 분양가의 20%를 계약금으로 내고 2023년 6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중도금을 납부해야 한다. 중도금 회차당 1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정확한 금리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하면 중도금 집단대출 금리는 6~7%가 될 전망이다.

금리가 7%면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약 4000만원이다. 둔촌주공은 중도금 대출 이자 후불제 등 금융 혜택은 없다. 이 밖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2년 실거주 의무로 전세 세입자를 얻어 잔금을 낼 수 없다. 중도금 집단 대출과 잔금 대출 등 이자만 1억원 이상 필요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둔촌주공에서 가까운 '더샵 파크솔레이유' 청약 결과가 나쁘지 않아 둔촌주공 청약도 괜찮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고금리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 우려로 계약률이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약 성적보다 계약률이 향후 분양시장은 물론 매매시장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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