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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셰브론,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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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호르헤 로드리게스(오른쪽)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26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정부측과 협상에서 해외 동결 자산 일부를 풀어 보건·식량·교육 등에 투입하기로 합의한 뒤 다그 닐란더 노르웨이 측 대표와 귀엣말을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반정부 의회 세력이 협상을 재개함에 따라 이날 미국 재무부는 미 석유메이저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석유생산 재개를 승인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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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메이저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다. 미 정부가 제재를 완화해 미 기업들의 제한적인 진출을 허용한 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 설립한 합작 벤처를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생산을 재개하는 것을 승인했다.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부와 반정부 의회 세력이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협상을 재개한데 따른 조처다.

셰브론 석유생산 재개 허가를 계기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취했던 경제제재가 줄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제재

앞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독재자인 니콜라 마두로 축출을 위해 경제제재에 나선 바 있다.

2019년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반정부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를 합법적인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했다. 마두로가 2018년 대통령 선거에서 조작을 통해 대통령직을 강탈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재 속에서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의 기존 석유생산 시설을 유지하는 것만 허용됐다. 추가 석유탐사와 생산 설비 확대는 불가능했다.

마두로, 나라 경제 붕괴에도 권좌 유지

세계 최대 석유 부존국인 베네수엘라는 마두로의 경제 실정으로 경제위기에 내몰렸다. 시민 700만명이 국외로 탈출했고, 국내에서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으며 외국에서도 그를 축출해야 한다는 외교적 압력이 거세다.

그러나 마두로는 러시아, 쿠바, 중국, 튀르키예, 이란 등의 지지 덕에 국제 사회 고립은 피했고, 권좌를 지키고 있다.

협상 재개 속에 제재 완화

미국의 제재 완화를 이끌어낸 정부와 반정부 세력 간 협상은 26일 시작됐다.

1년 넘게 중단됐던 협상이 이날 재개된 것이다.

이들은 해외에 동결돼 있는 국고를 풀어 보건·식량·교육 등 인도적 목적에 투자한다는 이례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약 30억달러 수준인 이 돈은 유엔이 대신 집행하게 된다.

거의 같은 시기 미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석유 제재 완화를 선언했다.

재무부는 26일 성명에서 양측의 협상으로 제재를 완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확인된 석유 매장량이 세계 최대인 나라로 한 때 하루 산유량이 300만배럴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에 걸쳐 마두로 정권의 실정과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가 겹치면서 현재 산유량은 하루 100만배럴을 밑돈다.

수개월내 하루 최대 5만배럴 증산

텍사스주 휴스턴 베이커연구소의 베네수엘라 에너지정책 전문가인 프란치스코 모날디는 베네수엘라의 셰브론 합작벤처가 '수개월 안에' 하루 8만~10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현재 하루 산유량은 5만배럴에 불과하다.

모날디는 하루 10만배럴을 달성한 뒤에는 대규모 투자를 거쳐 2년 안에 하루 12만배럴을 추가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대 하루 22만배럴 생산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베네수엘라 협상을 중재하고, 이를 발판으로 제재 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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