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푸틴 덕에 미국만 돈 번다?…화난 유럽, ‘서방연대’ 균열 조짐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그리스에서 물가상승에 항의해 24시간 총파업을 벌이는 노동자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러 전선을 구축한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 균열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쟁 장기화로 인해 유럽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반면 에너지 수출국인 미국은 에너지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보고 있다.

또한 미국은 무기 수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오히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 동맹국을 궁지로 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EU 외교관 등의 인터뷰를 통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대한 유럽 각국 수뇌부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EU 고위 당국자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이 전쟁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국가는 미국”이라며 “미국은 더 많은 천연가스를 비싼 가격에 팔고 더 많은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미국은 많은 EU 국가에서 여론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럽 나라들의 경우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될수록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해왔는데 러시아가 공급을 줄이자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서다.

유럽은 해결 방안으로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대폭 늘렸지만 미국 내 판매가의 4배에 이르는 비싼 가격을 부담해야 해 불만이 커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무기 수출도 크게 늘어나 덕을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현재까지 152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무기와 장비를 제공했고 EU 역시 80억 유로(약 11조원) 상당의 원조를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의 불만이 폭발한 결정적 계기는 미국이 IRA를 시행해 유럽 산업계를 벼랑으로 내몬 것이었다. IRA의 핵심은 미국산 부품과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쓴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것이다.

유럽 각국은 미국의 이러한 조처가 동맹국들의 등을 찌르는 것이라고 보고 향후 미국과 무역전쟁에 들어갈 가능성까지도 열어둔 상황이다.

지난 25일에는 브뤼셀에서 EU 27개국 무역장관이 참석하는 무역분야 회의를 열고 미국에 ‘동등 대우’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유럽의 공식적 반대에도 IRA와 관련해선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산 LNG의 유럽 판매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유럽 내 관련 업체들이 유통 과정에서 이익을 과하게 챙겼기 때문이라고 미 정부 당국자는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IRA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워싱턴은 여전히 우리 동맹인가’라는 한 EU 외교관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갈등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그토록 기다려온 서방 동맹국간의 균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