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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식가와 소식좌의 만남, 만두 하나에 '극과 극'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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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iHQ <맛있는 녀석들> 웹예능 <밥맛없는 언니들>

오마이뉴스

▲ '맛있는 녀석들'(맨위), '밥맛 없는 언니들'의 한 장면. ⓒ iHQ, 흥마늘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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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먹방' 예능이 드디어 한 자리에 모였다. 흥마늘스튜디오의 인기 웹예능 <밥맛없는 언니들>과 케이블 채널 iHQ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아래 <맛녀석>)이 드디어 '세계관 충돌'(?)을 감수하면서 컬래버레이션을 성사시킨 것이다. 지난 23일 유튜브 공개, 25일 케이블 방영 등 각자의 방식대로 제작된 이들의 최근 방영분은 남보다 조금 먹는 일명 '소식좌' 박소현-산다라박, 누구보다 많이 먹기로 유명한 유민상-문세윤-김민경-홍윤화-김태원 등 입맛도 다르고 먹는 양 자체가 비교불가인 방송인들이 만났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예전 같지 않다곤 하지만 여전히 유튜브 및 인터넷 방송에서 '먹방'은 주요 소재 중 하나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에 반기를 든 '소식' 멤버들만의 먹방이 틈새 시장을 형성하면서 파급력을 넓히고 있다. 일반 사람들의 절반 수준도 섭취하지 못하지만 자신들만의 맛을 즐기는 <밥맛없는 언니들>은 기존 먹방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면서 짧은 시간만에 경쟁 치열한 유튜브 예능의 신흥 대세로 등장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그동안 잘먹기로 유명한 노사연, 히밥, 풍자 등이 연이어 출연해 충격을 받는 등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다. 여기에 유민상, 홍윤화, 김민경 등 <맛녀석> 고정 멤버들이 꾸준히 초대되면서 대표 소식 멤버인 박소현과 산다라박의 <맛있는 녀석들> 출연을 희망하는 구독자들의 목소리가 커졌고 드디어 N극과 S극 위치에 놓인 프로그램의 조합이 성사되었다.

합동 기획 회의부터 독특한 극과 극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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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맛 없는 언니들'의 한 장면. ⓒ 흥마늘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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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없는 언니들>의 도입부는 <맛있는 녀석들> 제작진과의 합동 기획회의 장면에서 출발한다. 기본적으로 음식을 남긴다는 건 결코 상상할 수 없는 <맛녀석>과 달리 <밥맛없는 언니들>에선 만두 1개 먹는 것조차 극한의 도전에 가까운 일이다. "만두 전골이면 기본적으로 3판 이상은..."(맛녀석 제작진), "우리 언니들은 하나 밖에 못먹어요"(언니들 제작진) 등 각자의 입장에선 전혀 납득하지 못하는 일들이 상대방 프로그램에선 벌어지고 있었다.

"그분들 페이스에 말리니까 함께 식욕이 떨어지더라"(유민상) "(우리를 만나면) 두분 앞접시에 코 박고 핥을 것이다" (문세윤) 등 앞서 소식 멤버와 방송을 했던 경험,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초대손님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면서 '뚱5' 멤버들은 차량으로 이동해 박소현과 산다라를 만나기로 했다.

반면 미리 식당에서 이들을 기다리던 박소현과 산다라박은 두려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 촬영 준비에 임하고 있었다. 개그맨 특유의 현란한 입담으로 끌어올린 현장 분위기에 살짝 당황했던 소식 언니들은 '먹 강의' 부탁드린다는 박소현의 요청에 "여럿이 모이면 더 맛있다"라는 주제로 특별한 강의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스케일부터 상극... 세상에 이런 먹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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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는 녀석들'(맨위), '밥맛 없는 언니들'의 한 장면. ⓒ iHQ, 흥마늘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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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5'와 '소식좌'들이 만난 자리는 어느 유명 만두 전골집이다. 이미 <밥맛없는 언니들> 출연 경험이 있던 멤버들은 또 한번 기상천외한 박소현과 산다라박의 만두 먹방에 또 한번 충격을 받는다. 만두 1개를 둘이서 나눠 먹는 장면부터 이들에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벌칙으로 사용되는 티스푼 크기에 가까운 작은 숫가락 조차 '소식 멤버'들에겐 그저 평범한 숫가락이었다. 음식 하나 먹는 시간도 큰 차이를 드러낸다. 뚱5에겐 몇초 안에 흡입 수준으로 먹을 수 있는 각종 고기, 해물전도 한조각 다 먹는데 5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꼭꼭 씹어 먹는 그들만의 습관은 제작진으로 하여금 늘 초시계를 재거나 초고속 스피드로 빨리감기를 하는 <밥맛 없는 언니들>만의 시그니처 편집 기법을 탄생시킨다. 치킨 1인분에 4명이 달라 붙어도 남긴다는 멤버들은 "여럿이 함께 있어 맛과 즐거움이 두 배로 늘었다"는 말로 새로운 만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조금 덜 먹으면 어때? 중요한 건 즐거움

최근 여성 구독자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는 <밥맛 없는 언니들>은 기존 먹방의 틀을 제대로 비튼 웹 예능으로 손꼽힌다. 부모님들이 바라본다면 "밥을 깨작깨작 먹냐?"며 타박을 받을 수도 있는, 식욕이 많지 않은 '소식인'들도 당당히 먹방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밥 한 수저, 고기 한 점을 먹더라도 꼭꼭 잘 씹어 먹는 그들만의 식습관은 사실 가장 권장되는 생활 태도 중 하나다.

풍성하게 음식을 차리고 싹 비우는 보통의 먹방을 그저 바라보는 시청자였던 박소현, 산다라박은 이제 스스로가 먹방 속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기에 이른다. <맛있는 녀석들>은 '맛녀석' 만의 색깔을 갖고 시청자들에게 포만감을 제공한다면 <밥맛 없는 언니들>은 조금 덜 먹는 사람들도 자신만의 습관을 갖고 맛이라는 즐거움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전자의 먹방이 필요하다면 또 다른 이에겐 후자의 방송이 필요한 요즘 시대의 흐름을 두 예능의 컬래버레이션이 몸소 증명해준다. 대식가 뿐만 아니라 '소식인'들도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음식의 즐거움을 전해줄 수 있는 당당한 주역이 되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프로그램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여러 음식들을 즐기는 이색적인 결합에 힘입어 모처럼 웃음 머금고 화면을 바라 볼 수 있었다.

김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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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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