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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카카오 먹통 피해, '보상'이냐 '지원'이냐 신경전…갑론을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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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카카오, '1015 피해지원 협의체' 구성 후 첫 회의
피해 관련 '보상' 또는 '지원' 놓고 이견 표출
무료서비스 관련 후속 조치 주목…무리한 계열사 확장 눈총도
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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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먹통 사태' 관련 피해 보상안 마련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첫 회의에서부터 용어를 두고 신경전이 일었다. 소상공인 업계 등은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부 업계 측은 피해 '지원'에 무게를 두면서 향후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26일 카카오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판교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태 관련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화재 사태 직후부터 이달 초까지 피해 사례 접수를 완료 후 각각 피해 유형을 분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사례 분석과 별개로 당시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보상 조치도 추진 중이다. 카카오 측은 피해보상 범위와 규모 등 기준을 정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함된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1일 열린 '1015 피해지원 협의체' 첫 회의에는 카카오 홍은택 대표를 비롯해 송지혜 수석 부사장, 소상공인연합회 오세희 회장, 김기홍 감사,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 공정거래 전문가인 연세대 최난설헌 교수 등이 참석했다.

문제는 첫 회의에서부터 피해 관련 '지원'이냐 '보상'이냐 등 용어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협의체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생계가 걸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피해를 입은 부분은 명백히 '보상'에 해당한다"며 "용어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하는데 카카오 측이 초반부터 '피해지원 협의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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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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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다른 관계자는 "보상이란 용어를 처음부터 확정하게 되면 법적인 문제가 생긴다"며 "무료서비스 등은 약관이나 법률 규정이 없어서 보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법조계의 통설"이라고 했다.

첫 회의부터 용어 선정을 두고 이견이 표출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보상 기준안 마련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유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 규모와 범위 등은 차치하더라도 논란이 되고 있는 무료 서비스 보상안은 전례가 없어 이견을 좁히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협의체 참석자들은 일단 피해 보상안 마련에 속도를 내면서 신속한 결론을 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피해 보상 문제를 오래 끌 문제는 아니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다"며 "회의를 신속하고 심도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피해 보상안의 청사진을 제시할 마지노선은 정하지 않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논의는 시작했지만, 언제까지 결론을 낼 것이라는 시점은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일각에선 카카오의 무리한 계열사 확장, 시장 지배력 남용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영세업체, 소액 주식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쌓였던 불만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분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약 90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각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킨 카카오페이 임원진 중 대표는 책임을 지고 퇴임한 줄 알았더니 고문으로 위촉돼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약 400억 원에 달하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먹튀' 논란이 됐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가 지금도 고문으로 재임 중인 점을 지적한 것이다.

최 의원은 지난 24일에도 "카카오가 피해 보상을 논의 한다면서 무료 서비스라는 단어를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며 "엄중해야 할 보상 논의에서조차도 무료 서비스까지 보상한다며 착한 기업 이미지 메이킹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 구성 단계에서부터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압박을 가한 셈이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업들이 평소에 일반인들과 업계에 보여줬던 행동에 대한 평가는 위기 때 드러난다"며 "그동안 카카오가 쌓은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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