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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주간政談<하>] '사적 거짓말' 판 키운 김의겸, 또 불거진 '거짓말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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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포르노' 주장으로 고발 당한 장경태...남다른 희생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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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에게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거짓임이 밝혀져 논란에 휘말렸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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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청담동 술자리 의혹' 허위로 드러나…與 "'청담동 뻥자리, 흑색선생" 비판

-신문기자 출신이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인 김의겸 의원이 또 정치권의 화두에 올랐네.

-지난 24일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진원지인 첼리스트 A 씨가 경찰에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한 것이 알려졌어. A 씨는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 거짓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어. 또 경찰은 '술자리 의혹'을 제보한 A 씨의 전 남자친구 B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 A 씨가 자정이 넘은 시간에 해당 술집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했어.

-'청담동 술자리'는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야. 김 의원은 당시 감사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 새벽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어.

-한 장관은 질의 당시 해당 주장을 부인했고, 김 의원은 구체적인 내용의 제보가 들어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경찰 조사 결과가 드러나자 김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어. 김 의원은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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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야권 인사들은 김의겸 의원이 대변인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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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 의원은 시간을 되돌려도 같은 질문을 한 장관에게 물을 것이라며 정당성을 부여했어. 이어진 입장문에서 김 의원은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국민을 대신해 묻고 따지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어.

-여당에서는 김 의원을 향해 '청담동 뻥자리' 의혹이었다며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강하게 비판했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청담동 술자리'가 '청담동 뻥자리'가 됐다고 한다"며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을 '흑석선생'이라 그러던데, 이제는 '흑색선생'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맹비난했어.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도 김 의원이 대변인직에서 물러나라는 의견이 나와. 기자 출신인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25일 라디오에서 "같은 기자 선배로서 좀 나무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대변인이 신뢰를 잃어버리면 정당이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대변인 정도는 물러나는 게 맞는다"고 말했어.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24일 페이스북에 "김 의원이 유감을 표시했지만, 유감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극성 팬덤이 자양분으로 삼고 있는 혐오 정치와 결별하기 위해서라도 김 대변인은 대변인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어.

-김 의원 본인은 사임할 생각이 없어 보여. 25일 민주당 최고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의원은 '당내에서 대변인직 사퇴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라는 질문에 "어제 제가 입장문 낸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답변했어. '거취 고민'을 묻자 따로 고민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어.

-김 의원의 행동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는 상황이야. '당의 입'인 당 대변인이 계속해서 구설에 휘말리니 민주당에서도 입장이 곤란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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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환아 자택 방문 당시 조명을 사용해 연출 사진을 촬영했다는 주장을 해 대통령실로부터 고발 당했다.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장 의원.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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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발 '김건희 빈곤 포르노' 논란 지속…대통령실, 1호 법적 조치

-지난 한 주 정치권에서 뜨거웠던 '빈곤 포르노' 논쟁이 이번 주에도 이어졌어. 특히 대통령실이 처음 문제 제기한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을 고발 조치하면서 사태가 더 커지고 있어.

-대통령실은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조명' 발언을 문제 삼았어. 장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최고위에서 외신과 사진 전문가 의견이라며 "김건희 여사의 사진이 자연스러운 봉사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최소 2, 3개 조명까지 설치해서 사실상 현장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찍은 '콘셉트' 사진"이라고 주장했어. 대통령실은 "조명은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장 최고위원이 계속 언급하자 급기야 장 최고위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지난 22일 고발했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야. 그만큼 대통령실도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정작 장 최고위원은 평온(?)해 보였어. 고발 당일 오후 의원총회가 끝나고 입장을 물었는데 "백브리핑할 게 있나요?"라면서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다. 본인 의사에 반해서 처벌할 수 없으니까 김 여사 의견을 먼저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여유를 보였어. 장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과하게 연출한 '빈곤 포르노'를 찍은 건 맞기 때문에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고 '조명'에 대한 사실관계도 꼭 밝히고 싶다고 했어.

-이때만 해도 장 최고위원이 불안한 심정을 애써 감추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로 '대통령실과의 정면 대결'을 악재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야. 그는 다음 날인 23일 최고위에서 "역사상 초유의 '대통령실 고발 1호 국회의원'이 됐다"면서 "제2의 장준하가 되어 역사의 진실 앞으로 당당하게 나아가겠다"고 입장을 밝혔어. 자신을 박정희 정권 '긴급조치 1호'에 반발해 고초를 겪은 장준하 선생에 빗대어 권력자의 탄압에 맞서겠다고 강조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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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안팎에선 장경태 최고위원이 제기한 '빈곤 포르노' 논란에 대한 이견이 있다. 열성 지지자들 사이에선 장 최고위원의 인지도와 호감도가 올라간 모습이다. 지난 10월 4일 의원총회 시작에 앞서 이재명 대표와 이야기 나누는 장 최고위원.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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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최고위원이 '빈곤 포르노' 이슈를 끌어가는 것을 두고는 당 안팎에서 이견이 있어. 김 여사가 캄보디아 방문 당시 개최국 정부가 준비한 배우자 공식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건 외교적 결례이고 사진 공개도 부적절하니 사실관계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정쟁화한다는 비판으로 나뉘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제2의 장준하를 자청한 장경태, 국민들이 보기엔 '중2병' 걸린 리틀 이재명"이라고 꼬집었어. 여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장 최고위원이 대통령실과 맞서 소위 '체급'을 키우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어.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은 '빈곤 포르노' 논쟁을 이끈 장 최고위원에 대해 "역대급 사이다", "잘 싸운다. 이 대표가 (최고위원) 픽한 이유가 있다", "장경태는 무난히 재선하겠다. 국민의힘이 날뛰어준 바람에 거물이 됐다", "장경태 후원금 내자"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장 최고위원은 무명 생활이 길었던 이른바 '중고 신인'이야. 2006년 지방선거에서 강금실 당시 서울특별시장 후보자 캠프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정계에 입문했어. 이후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등에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탈락을 거듭하다가 21대 총선에서 당선됐어. 대외 인지도나 당내 입지가 탄탄하지 않았는데, 확실히 이번 일로 당 안팎에서 장 최고위원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 같아. 특히 이 대표가 측근들의 줄구속과 본인 수사로 난처한 상황에서 장 최고위원이 앞장서서 국면 전환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와. 여권의 정치공세와 국민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위험에 노출하는 '희생정신(?)'을 발휘했다는 거야.

-문제는 어떻게 결론이 나느냐 하는 거겠네. '조명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는 점을 증명하긴 쉽지 않아 보여.

-민주당은 우선 장 의원 고발 건에 대해선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당내 대책기구인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에서 대응을 맡기로 했어. 사건 자체에 대해선 의원실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어. 사실을 밝힌다고 해도 소모적인 논쟁에 힘을 쏟는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어 보여. 최근 들어 정치권에선 사진 한 장, 말 한마디를 물고 늘어지는 행태가 심해지는 듯해. 경제 위기에 먹고 살기 힘든 시기인데 여야 모두 '통 큰 정치'를 해주면 좋겠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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