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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윤 대통령, 여당 지도부와 관저 만찬··· 야당 없는 일방 소통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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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석준 신임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김명수 대법원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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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국민의힘 지도부를 서울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여당 지도부와의 공식 회동은 이번이 5번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지도부와는 출범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관저 만찬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함께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 14명이 참석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관섭 정책기획·이진복 정무·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 등 대통령실 참모진도 배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앞서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그동안 윤 대통령이 여러 국정현안과 순방 등 많은 일정으로 인해 중진 의원들을 만나지 못한 만큼 인사를 겸해 당 지도부를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석 비대위 출범 후 윤 대통령과의 공식 회동은 처음이다.

만찬은 오후 6시50분부터 3시간20분 가량 진행돼 오후 10시10분쯤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여당의 협조 및 지원을 당부했고, 여당 측 참석자들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자는 뜻을 모았다고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여사가 만찬 전 비대위원들을 맞이해 관저 곳곳을 소개했고,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최근 정상회담과 카타르 월드컵 등도 화제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대통령실 전속 촬영 사진·영상도 나오지 않았다. 당초 대통령실은 전속 촬영 담당을 통해 만찬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만찬 시작 1시간여가 지나 영상과 사진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오후 8시쯤 언론 공지에서 이같이 전하며 “사전에 안내해 드리지 못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을 맞은 지난 6월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과 오찬 회동을 시작으로 꾸준히 당 지도부와 회동했다. 지난 8월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했고, 9월에는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위 위원들을 청사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국민의힘 지도부 및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대통령실 청사 인근 국방컨벤션센터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만남은 기약이 없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8월 취임 이후 수차례 영수회담을 공개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동남아 순방 이후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회동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논의가 중단됐다. 정국은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야당 공세가 거세졌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촛불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 퇴진을 외쳤다. 대통령실도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콘셉트 촬영 의혹을 제기한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을 형사고발하는 등 강경 일변도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윤 대통령이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강조했던 협치는 사라지고, 여당과의 일방 소통만 계속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한편 윤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인간 자체가 싫다”고 말했다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대통령 멘토가 될 만한 사람들이 ‘야당 대표를 만나라’ 이런 조언을 많이 했을 거 아니냐”며 “그런데 윤 대통령이 이재명이 싫다(고 했다)는 거다. 인간 자체가 싫다, 그런 얘기를 직접 조언한 분한테서 들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에서 “윤 대통령은 최근 지인에게 그런(이 대표를 만나라는) 건의를 받은 바 없고, 따라서 야당 대표를 두고 특별히 언급한 일도 없다”고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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