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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위와 파업

[사설] 화물연대 총파업에 엄단만 외치는 정부, 근본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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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가 24일 전국 16개 지역본부별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불법 행위에 일체의 관용 없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8일간의 총파업 때보다도 노·정 대치는 강경해져 이날 항만·컨테이너기지·시멘트공장·제철소 등에서 시작된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적용 차종·품목 확대, 정부의 안전운임제 개악안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의 과로·과속·과적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어긴 화주에게 과태료를 물리는 제도다. 2020년 수출입컨테이너·시멘트 업종에만 2년 일몰제로 처음 도입됐고, 인상률은 누적비용을 현실화한 첫해 12.5%, 지난해 1.93%, 올해 1.57%였다. 올해 시한을 맞는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고, 5개 업종(철강재·자동차·위험물·사료곡물·택배지간선)에 확대하자는 화물연대와 일몰제만 3년 연장하겠다는 정부가 맞서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당정 협의 후 현재 법률로 규정해 화주에게 의무화한 운송원가 항목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화주의 안전운임 책임을 제외하는 법 개정을 추진해 화물연대가 ‘개악’이라 반발하고 있다.

노조가 올 들어서만 두번째 총파업에 나선 데는 정부·국회 책임도 가볍지 않다. 노·정은 5개월 전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적용 품목 확대를 논의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와 추가 논의 없이 9월 국회에 한차례 성과 보고만 했고, 뒤늦게 총파업 예고에 3년 연장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지속적인 노·정 대화 없이 파업 대응만 냉·온탕을 오간 것이다. 파업 전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스타트업·청년재단 커피챗’ 같은 평시 일정만 이어갔다. 물류대란이 코앞이라면서 주무장관이 ‘대화는 없다’는 식으로 오해만 키우다니 지금이 그럴 때인가. 후속 입법 논의를 제대로 못한 국회 역시 할 말이 없게 됐다.

안전운임제는 물류업계의 해묵은 현안이다. 일몰제 시한 때마다 노·정 충돌을 반복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지도 되물을 때가 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경제위기 속 고통분담’을 강조했지만, 부자감세를 밀어붙이며 노동자에게만 고통분담을 꺼낼 수는 없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물류 파국이나 공권력 투입이 없도록 대화에 주력해야 한다. 국회는 6월 노·정 합의대로 안전운임제를 정착·확장시키는 후속 입법을 조속히 매듭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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