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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로봇이 온다

[르포] 컨베이어 대신 로봇이 일감 전달… 대동모빌리티 ‘S 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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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대동그룹이 지난 23일 준공한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복합 조립 라인에서는 골프카트·소형 트랙터·승용잔디깎이·전기트럭 등이 제조된다. /대구=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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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대동모빌리티 공장. E-스쿠터(전기스쿠터) 조립 라인에 들어서자 납작한 상자 모양의 로봇이 스쿠터를 등에 업은 채 유도선을 따라 소리 없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작업자는 앞에 전기스쿠터가 놓이자 부품 조립을 시작했다.

작업자들의 자리에는 키오스크가 한 대씩 놓여있었다. 키오스크 화면에는 작업 내용이 그림 설명과 함께 순서대로 적혀 있었다. 작업 중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내용에 대한 주의사항도 적혀있었다. 제조공장이지만 컨베이어 벨트와 기계 소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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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준공된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전기스쿠터 조립장에 컨베이어 벨트 대신 무인로봇을 탄 전기스쿠터와 공정 내용이 적힌 키오스크가 보인다. /대구=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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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농기계 기업 대동의 자회사 대동모빌리티의 스마트 모빌리티 전문 제조 공장 ‘S-팩토리’다. 전기스쿠터를 비롯해 골프카트, 소형 트랙터, 승용잔디깎이, 전기 트럭을 생산하기 위해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에 연 면적 3만㎡(약 9100평) 규모로 지난 23일 준공됐다.

대동그룹은 지난해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자회사 한국체인공업의 사명을 대동모빌리티로 바꾸고 모빌리티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총 900억원을 들여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MES(제조실행시스템) 등이 도입된 모빌리티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 연간 최대 14만5000대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S-팩토리 생산 라인은 컨베이어 벨트가 아닌 무인운반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s)으로 운영된다. 바닥에 검정색 선 모양으로 부착된 마그네틱 센서 위로 로봇이 움직이는데, 이 유도선을 따라 1미터(m) 간격으로 부착된 동전 크기의 정류장이 로봇에게 정지 또는 이동 신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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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준공한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에 도입된 AGV. 현재 10대를 운영 중이다. /대구=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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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그룹이 지난 23일 준공한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작업자들이 AGV를 타고 온 전기스쿠터에 키오스크에 안내된 작업 내용에 따라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대구=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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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동선 프로그램을 새로 짜고 유도선을 다시 붙이기만 하면 생산 라인을 바꿀 수 있다. 이 로봇 위에 어떤 기종을 태우느냐에 따라 생산 품목도 바꿀 수 있다. 현재 총 10대의 AGV가 전기스쿠터 조립 라인에 쓰이고 있다. 대동모빌리티는 부품이나 공구 등을 운반하는 지게차와 카트도 AGV로 전환해 자동화 수준을 높여갈 예정이다.

부품을 조립하는 수작업장에는 키오스크와 ‘스마트 전동툴’이 작업을 돕는다. 키오스크는 메뉴얼화 된 작업 내용을 작업자에게 알려주고, 스마트 전동툴은 보다 정밀한 조립을 돕는다. 스마트 전동툴은 얼핏 평범한 전동 드라이버처럼 생겼지만, 이 도구를 이용하면 부품별 나사를 정해진 강도와 압력으로 조여 불량률을 줄이고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노재억 공장장은 “현재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는 2단계 스마트공장으로, 점차 기술을 고도화해 2024년까지 4~5단계 스마트공장으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며 “일부 공정은 수작업 필요 없이 완전히 무인화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는 전기스쿠터 라인 1개와 골프카트·소형 트랙터·승용잔디깎이·전기트럭을 함께 생산하는 복합라인 1개를 가동해 테스트 제품을 생산 중이다. 각각 연간 생산 가능 수량은 3만5000대, 2만대다. 양산은 내년 1월부터 시작한다. 대동모빌리티는 여기다 0.5톤 전기트럭과 스마트로봇체어 생산에 쓸 라인 3개를 증설해 2026년까지 총 5개 라인 14만5000대 생산 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각각 연간 생산량 800~900대, 8000~9000대 수준이던 골프카트와 소형 트랙터는 S-팩토리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해 내년까지 생산량을 15%가량 늘릴 예정이다. 전기스쿠터와 스마트로봇체어는 내년 상반기 수도권과 대구에서 실증사업을 마친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대동모빌리티는 S-팩토리 매출이 8년 안에 10배가량 성장해 2030년 1조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은 “S-팩토리는 미래농업 선도 기업으로 뛰어 오르는 도약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누구나 사용하기 편한 ‘생활밀착형 모빌리티 기업’으로 대동모빌리티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이은영 기자(eun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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