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한 남자가 카불의 시장에서 탈레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스티커를 팔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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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최고지도자가 판사들에게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공개처형, 태형, 손발 절단 등의 형벌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14일(현지시각) AFP통신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하티바툴라 아쿤드자다 지도자가 판사들에게 절도, 납치, 선동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샤리아의 모든 조건에 맞으면 후두드(hudud)와 키사스(qisas)를 시행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는 샤리아의 결정이자 나의 명령"이라며 "동시에 이는 의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후두드는 살인·강도·강간·간통 등 중범죄에 대한 이슬람식 형벌을 담았다.
키사스는 쿠란(이슬람 경전)의 형벌 원칙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구절로 비이슬람 권에도 잘 알려진 비례 대응 개념이다.
후두드의 형벌은 참수, 투석, 손발 절단, 태형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나라는 극소수다.
이에 탈레반이 공개 처형과 손발 절단 등이 횡횡했던 과거 1차 집권기(1996∼2001년)의 공포 통치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 당시 탈레반은 대형 운동장이나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공개 처형을 집행했으며, 사형 판결이 내려진 범죄자에 대해 피해자 가족이 총으로 머리를 쏴 죽이게 하기도 했고 절도범의 손을 자르기도 했다.
다만, 탈레반이 지난해 8월 재집권한 후에는 손발 절단 등의 처벌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에서 태형이 집행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일부 지역에서는 총살된 시신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후두드의 집행은 그간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정치전문가인 라히마 포팔자이는 AFP통신에 "만약 그들(탈레반)이 진정으로 후두드와 키아스를 시행하려 한다면 그 목표는 (아프간) 사회에서 단계적으로 사라졌던 공포를 다시 만들어내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은 신정(神政) 체제를 세워 무슬림 국가 사이에서 종교적 정체성을 강화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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