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철거 찬성 기자 향해 ‘친일 극우’외친 유튜버… 법원 “모욕죄 해당 안돼”

‘친일 극우’라는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단독(강성수 부장판사)은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7)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다케시마의 날 인정 극우 비호 친일매국견찰 당장 파면하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매체인 펜앤드마이크의 기자 B(32)씨와 경찰이 대화를 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A씨는 B씨를 지칭하며 “일본군성노예제는 날조라고 주장하는 친일극우” “친일극우 유튜버를 ‘우리 삼촌’이라고 칭하며 달래주기까지 하는 어이없는 상황” 등의 자막을 넣었다.

또한 A씨는 경찰이 B씨를 달래며 볼을 만지는 모습을 촬영해 “친근하게 볼을 만져주며 친일 극우를 위로해주는”이라는 자막을 넣은 영상을 게시하며 B씨를 ‘친일 극우’라고 표현해 B씨를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서울 종로구 소재의 옛 일본 대사관 인근에 설치된 일제강점기 성노예(위안부)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일부 단체의 시위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왔다. A씨는 일본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취지에서 정한 ‘다케시마의 날’인 지난해 2월 22일, 해당 사건을 유튜브로 2분가량 방송했다.

A씨는 ‘친일극우’라는 말이 모욕적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고, 해당 표현은 피해자의 사상이나 이념에 대한 A씨의 의견 표명에 불과해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모욕죄’에 대해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자가 발언을 하게 된 경위, 발언의 의미와 전체적인 맥락, 발언을 한 장소와 발언 전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여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용한 극우 표현은 뜻이 ‘극단적으로 보수주의적이거나 국수주의적인 성향 또는 그 성향을 가진 사람이나 세력’이므로 그 자체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친일극우라는 표현은 객관적 의미가 일본과 같이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세력을 뜻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채민석 기자(vege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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