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5년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26일 "한국에선 제가 해야 할 일이 별로 없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많은 후배들이 잘하고 있고, 저도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가겠지만 한국에서 축구 감독은 전혀 할 생각이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어떤 팀을 이끌거나 국가대표를 이끄는 등의 일은 왜 계산에서 빠졌는가'란 진행자의 물음에 "한국을 떠난지 5년이란 세월이 지났고, 한국은 저보다 훌륭한 후배들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며 "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감독직을 할 생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정부 지도단이 유소년 축구를 위해 일을 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런 쪽으로 제안이 오면 베트남에 있으면서 베트남 유소년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일이라면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 한국과 베트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감독 제의가 오면 그런 부분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 처음 부임할 때는 베트남을 잘 몰랐다"며 "베트남이 외국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더라. 외국 감독의 평균 재임 기간은 8개월, 아주 길면 평균 1년6개월~2년 사이였다. 저는 부임할 때 이영진 코치와 함께 '우리 같이 1년만 버티고 오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회상했다.
박항서 감독. [헤럴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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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실 감독이라는 게 결과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언제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저 뿐 아니라 모든 감독들의 직업 스트레스다. 저도 5년간 좋은 결과만 낸 게 아니고 실패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는 감독이 책임져야 하기에 결과가 나빴을 때 우리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이는 게 굉장히 싫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이번에 지휘봉을 놓는 일에 대해선 "저도 마찬가지고, 우리 베트남 국가대표팀도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잠시 멈춰서 뒤돌아보는 게 좋을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선수들도 저와 오랫동안 생활했기에 동기 부여 부분에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ㅂ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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