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보고에 적시…대만상황·주변국과 우발충돌 가능성 염두둔듯
20차 당대회 업무보고 하는 시진핑 |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국지전쟁 승리'라는 표현을 사용해 베이징 관측통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이 지난 16일 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당 대회 대표들에게 제출한 보고서에는 "군사역량 운용의 일상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고, 군사투쟁을 견고하면서 영민하게 전개해 안보 태세를 구축하고, 위기와 충돌을 억제하고, 국지전쟁에서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7년 19차 당 대회 업무보고에서는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는 표현이었는데 이번에는 '국지전쟁 승리'로 기술했다.
국지전은 전면전과 상대되는 개념으로 한정된 지역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말한다.
중국이 '국지전 승리' 언급을 한 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중국 전문가인 이영학 한국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중국은 미국, 소련과의 전면전 및 핵전쟁에 대해 대비를 했는데, 198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은 평화 및 발전의 시대임을 표방하면서 전면전보다는 국지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만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 중국-인도 국경 등에서 중국과 주변 국가 사이의 긴장이 근래 고조된 상황에서 집권 연장이 유력한 최고지도자가 최대의 정치행사에서 한 언급이라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중국 주변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상정하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과 관련한 함의가 특히 관심을 끈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8월 초 대만을 방문한 직후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형태로 고강도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사실상의 '전쟁 리허설'을 했다.
'대만 통일 전쟁'을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으로 볼 수 있느냐는 점은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대만을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영토 주변에서 벌어지는 '국지전'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만해협 유사시 주한미군 개입에 따른 '연루' 문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방공식별구역(ADIZ) 진입 문제 등 중국과의 잠재적 안보 갈등 현안을 안고 있는 한국도 시 주석 발언의 의도와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시 주석은 보고에서 "실전화한 군사훈련을 심도 있게 추진하고 연합훈련, 대항훈련, 과학기술 훈련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한반도와 동북아 주변에서 중국과 러시아 간의 합동훈련 빈도와 강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역시 주목할 대목으로 보인다.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ADIZ 진입은 대부분 양국의 합동훈련 과정에서 이뤄졌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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