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美 실업률 3.5%·유가 90달러”···“더 많은 긴축에 침체 공포↑”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9월 고용보고서 쇼크에 급락했습니다. 나스닥이 3.80%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2.11%, 2.80% 떨어졌는데요.

9월 비농업 일자리 수 증가폭은 대략 예상치이긴 했는데 실업률이 3.5%로 더 하락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업률이 오르길 기대해야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입장에서는 긴축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한때 연 3.9%를 돌파했는데요.

종목별로는 수요와 이익감소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반도체 업체들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AMD(-13.87%)와 마이크론(-2.93%) 등이 하락했는데요. 테슬라도 6.3%나 빠졌죠. 오르는 것은 유가밖에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오늘은 고용보고서와 함께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경기침체 공포와 증시 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경제활동참가율 62.4%→62.3% 감소에 실업률도 하락”…“정부 쪽 뺀 민간 고용은 8월보다 더 증가”
이날의 핵심 경제지표였던 비농업 일자리를 보죠. 미국의 9월 비농업 일자리가 26만3000개 늘어 전달(31만5000개)보다 증가폭이 줄었는데요.

하지만 이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전망치는 블룸버그통신 25만개(추후 25만5000개), 다우존스 27만5000개였는데요. 9월 고용은 큰 틀에서 예상 수준이지만 확실히 블룸버그 예측치보다는 많습니다.

문제는 실업률입니다. 두 곳 모두 3.7%를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3.5%로 더 떨어졌지요. 연준은 내년에 4.4%의 실업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업이 늘어야 소비가 줄고 경기가 둔화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는데 되레 거꾸로 간 겁니다. 피터 부크바 브리클리 파이낸셜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자리 증가 수치는 예상대로였지만 시장은 실업률을 주목했다”고 전했는데요.

실업률 하락은 경제활동참가율 감소에서 나왔습니다. 9월 경제활동참가율이 62.3%로 8월(62.4%)보다 0.1%포인트 떨어졌는데요. 노동인구가 1억6474만6000명에서 1억6468만9000명으로 5만7000명가량 감소했습니다. 아예 노동시장 밖으로 나간 사람들이 있다보니 실업률이 떨어진 거죠. 이는 노동시장이 빡빡하다는 점을 보여주는데요.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경기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 공포에도 노동공급이 여전히 빠듯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도 좋지 않은데요. 노동공급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임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공급이 되레 줄었기 때문입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실업률이 더 하락했는데 이는 노동참여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더 많은 노동참여와 생산성이 많은 것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는데요.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월 고용보고서에 나타난 시간당 평균임금도 여전히 높습니다. 월가 전망치(5.1%)보다는 낮은 5.0%지만 연준의 인플레이션 타깃(2%)을 크게 웃도는데요.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며 생산성 증가율 둔화를 감안한 임금 상승률은 연준 물가목표의 최소 3배 이상”이라고 걱정했습니다.

또 하나 좋지 않은 건 서비스 분야 고용이 견고하다는 점인데요. 레저와 접객 일자리가 9월에 8만3000개 증가했습니다. 9월 고용의 원동력이었는데요. 7월 8만9000개이었던 것이 8월에 3만1000개로 급감했다가 다시 돌아온 것이죠.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주택시장은 타격을 받고 있지만 고용, 그 중에서도 서비스는 약발이 생각보다 덜 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미국은 서비스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합니다. 생각만큼 둔화하지 않는 서비스는 더 많은 금리인상을 의미할 수 있는데요.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코로나19 전에 경제가 금리에 덜 민감해지고 있다는 많은 추정과 일부 연구가 있었다”며 “통화정책은 부의 효과, 환율 등을 통해서도 작동하지만 이 같은 면은 왜 덜 강력한 정책 대응도구를 가지고 경기침체는 맞는 게 무서운지를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특히 민간 고용이 8월보다 더 늘었습니다. 9월 비농업 일자리가 26만3000개가 된 데는 정부 고용이 2만5000개 감소한 덕(?)인데요. 정부 고용을 뺀 민간 부문 일자리는 9월에 28만8000개로 7월(27만5000개)보다도 많습니다. 이래저래 세부적인 부분에서 고용이 강하다는 데이터가 있던 건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정부 일자리가 2만5000개 줄었는데 주나 지역 차원의 고용은 계절성이 매우 높다”며 “정부 고용을 빼면 고용시장의 회복력을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연준, 11월 0.75%포인트 금리인상 기정사실화”···뉴욕 연은 총재 “기준금리 4.5% 정도로 올려야”

결국 기준금리를 계속 높여야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물 미 국채금리도 이날 4.33% 선까지 치솟았죠. 제프리 로치 LPL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11월에 0.75%p 금리인상이라는 관에 못을 박은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물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남았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이미 넘어갔는데요. 데렉 탕 LH 메이어의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데이터가 11월의 바늘을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는 0.75%p가 굳어졌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제이슨 퍼먼 교수는 “지금 시점에서 11월 연준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놀라울 정도로 낮은 CPI”라며 “경제 예측은 어렵지만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정확히 0%라고 본다”고 강조했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30분 현재 11월 0.75%p 확률이 81.6%입니다.

실제 어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금요일의 고용통계를 포함한 새로운 경제 데이터가 다음 주 안에 나오더라도 다음 달 회의를 앞두고 나나 동료들의 전망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11월 회의에서 4번 연속 0.75%p를 한 뒤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걸 제안한다”고 했지요. 이 정도면 급작스러운 사고가 터지지 않는 이상 0.75%p라고 보면 될 겁니다.

서울경제


최종금리 전망치도 좀 더 상승했는데요. 12월에는 0.5%p 확률이 63.3%로 1위지만 0.75%p가 어제 7.4%에서 오늘 23.6%까지 올라왔습니다. 5연속 0.75%p 가능성을 점치는 건데요.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윈 씬 환율전략 헤드는 “11월의 0.75%p는 이미 끝난 얘기고 12월의 0.75%p도 실질적인 가능성을 갖기 시작했다”고 했죠.

일부 전문가들이 금리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내년 3월 금리전망치는 4.50~4.75%가 47.2%지만 4.75~5.00%도 32.6%로 하루 새 두 배나 뛰었습니다. 5.00~5.25%를 보는 이들도 6.3%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보고서 때문에 정책금리가 어디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냐에 대한 기대도 상승했다”며 “내년 3월 연준 회의에 대한 금리 파생상품이 1주일 여 만의 최고인 4.65% 선에서 거래됐다”고 전했습니다.

최종금리와 관련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를 얼마나 높이 인상해야 하는지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4.5% 그 주변 어딘가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금리인상과 관련해 다른 나라 중앙은행 관계자들과 접촉하고는 있지만 연준의 초점은 물가안정이라는 국내 목표라고 또 한번 선을 그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긴축은 계속해야 한다, 사고 발생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블룸버그TV에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통화정책을 어떻게든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정말 실수(real mistake)”라며 “연준을 다른 곳을 돌리기에 충분한 무언가가 있을 확률은 정말로 꽤 낮다(really quite low)”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기에는 경제가 강하다”라고도 했는데요. 고용시장을 보면 명확히 그런 측면이 있죠.



시겔 “인플레이션보다 경기침체가 더 위협”···“어닝 시즌, 4분기와 내년 가이던스 중요”

추가적인 금리인상 얘기는 시장을 더 겁먹게 하는데요. 경기침체 공포가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로널드 템플 라자드 자산운용의 매니징 디렉터는 “미국 경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타깃을 달성하기에는 너무 뜨겁다”며 “연착륙의 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했는데요.

결이 좀 다르긴 하지만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인플레보다 침체 문제를 더 크게 봅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인상해왔고 내년 초까지 계속 올리면 경기침체 위험이 극도로 높아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지나갔기 때문에 가장 큰 위협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경기침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어 “지금 금리는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내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높다”며 최종금리를 3.75~4.00%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내놓은 바 있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이 농담할 사람이 아니다. 아마겟돈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발언한 것도 불안 요소인데요.

위기설이 나오는 크레디트 스위스(CS)는 3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조기상환(바이백) 한다고 하면서 불안감을 어느 정도 가라앉혔지만 여전히 이달 말에 나올 구조조정안을 봐야 합니다. CS의 6월 말 현재 장기채권 규모가 1600억 달러임을 고려하면 이번 바이백은 상징적 의미 정도인데요.

영국도 진통이 예상됩니다. 데이브 램스덴 영란은행(BOE) 부총재는 “43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안이 앞으로 3년 간 경제전망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9월 금리결정 때는 이것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이는 영국의 인플레가 더 커질 수 있음과 동시에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 압박요인이 될 겁니다.

월가는 “이러다 다 죽는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스콧 미너드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글로벌 CIO는 “만약 연준이 계속해서 매파적인 소통을 유지한다면 나는 금융시장에서 뭔가 부서질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시장에 금이 가고 있으며 이것이 다가오는 몇 주 내 연준의 피벗을 강제할 수도 있다. 징후들이 있고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며 연준은 피벗을 사전에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얘기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일 수 있지만 시장의 기대와 바람이 담겨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연준을 압박하는 측면도 있어 보이는데요.

그래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전망을 잘 해온 서머스 전 장관의 말을 잘 음미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 국채 유동성처럼 눈여겨 봐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시장의 얘기만을 맹신하면 안 되는데요. 메건 스위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장 전략가는 “시장이 연준의 긴축 정책에 반항하고 있다”며 “노동시장이 어느 정도 나빠질 때까지 연준은 계속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짚었죠.

실제 국제유가가 다시 뛰고 있는데요. 이날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4.19달러(4.74%) 오른 배럴당 92.6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8월 말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긴 것이죠.

이를 고려하면 증시도 당분간 쉽지 않을 수 있을 듯합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댄 완트로브스키는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S&P가 과매도 상태이고 시장 심리도 충분히 나쁘기 때문에 랠리가 올 수도 있다. 몇 주에서 몇 달 내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지만, HSBC 글로벌 프라이빗 뱅킹의 윌렘 셀스는 “금리전망이 주식시장을 결정하고 있고 금리전망의 핵심은 노동시장”이라고 했는데요. 이날도 실업률 하락에 증시가 폭락했습니다. 강한 고용에 달러인덱스도 다시 112.8선까지 치고 올라왔죠.

이제 JP모건과 모건스탠리 같은 대형 은행을 시작으로 어닝 시즌이 찾아옵니다. 더 어닝 스카우트의 닉 라이치는 “어닝 기대치가 충분히 내려오지 않았다”며 “4분기와 내년 전망이 관전 포인트”라고 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주식은 경기침체 때와 비슷하게 행동하고 있다”며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가 경기침체 때만 보이는 수준까지 떨어졌다”고도 했죠. 계속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유튜브 채널 ‘어썸머니’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