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남 FC 후원금 의혹 ‘대가성 있다’ 진술 확보”

"정진상 역할 확인 못해"

뉴스1

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기존 불송치에서 송치로 바꾼 배경과 관련해 후원금에 대가성이 있다는 진술을 새롭게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초기 수사가 부실했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뉴스1에 따르면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존 불송치 결정이 뒤집힌 이유가 무엇이냐'는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50억원에) 대가성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광고비 50억원이 현금으로 후원되는 과정의 결정자에 대한 부분을 집중 수사했고, 현금 50억원이 후원으로 흘러들어간 과정이 위법하다고 봤다"며 "청탁과 대가성에 대한 진술에 새로운 변화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 구단주를 지냈던 2014~17년 두산건설, NH농협은행 성남시지부, 네이버, 분당차병원,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 6곳에서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170억여원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지난달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가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한 판단을 약 1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수원지검은 사실상 전면 재조사에 착수했다.

남 본부장에 이어 답변에 나선 윤희근 경찰청장(사진)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법원의 판단이 남아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곤란하지만 사실은 기부채납과 관련돼 있다"며 "기부채납을 토지나 도로로만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현금으로 받은 부분을 대가성으로 볼 수 있는지 법리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님께서 질의하신 내용보다 좀 더 진전된 판단이 있었다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경찰의 초동 수사를 지적하는 질의도 이어졌다.

남 본부장은 '검찰이 열곳 가량 다수의 (기업을) 압수수색 중인데 경찰은 왜 두산건설만 한정해 수사했느냐'는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1차 조사 당시 관련 기업을 모두 수사했지만 모두 대가성을 확인한 바가 없어 불송치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의 보완수사 요청에 따라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을 집중적으로 수사했고 그 결과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자신의 측근인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통해 성남FC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기되자 경찰 부실 수사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남 본부장은 '정 실장이 성남FC 비용으로 해외 출장도 다녀왔는데 경찰이 확인했느냐'는 전 의원 질의에 "해외 출장까진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 실장을 왜 송치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는 "보완수사 결과 정진상 실장의 주도적 역할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분당경찰서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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