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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장단기 금리역전 확산… 전문가 “단기상품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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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일부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가 2·3년 만기 상품보다 높아졌다.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중앙은행이 단기금리는 올리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전망으로 화폐 수요가 줄어들며 장기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단기 상품에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조선비즈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내걸린 상품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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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4.55%로 2·3년 만기 금리인 연 4.30%를 넘어섰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도 1년 만기 금리가 연 4.50%로 2·3년 만기 금리(연 4.2%)를 추월했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도 1년 만기 금리가 연 4.15%로 2·3년 만기 금리(연 4%)보다 높다.

저축은행은 이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2·3년 만기 상품을 넘어섰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3.94%로 2년 만기(연 3.91%)나 3년 만기(연 3.88%)보다 높다.

개별 은행으로는 DB저축은행 ‘M-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가 연 4.51%로 2·3년 만기 금리인 연 4.30%보다 높다. HB저축은행 ‘e정기예금’과 ‘스마트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4.20%로 2·3년 만기 금리(연 4.10%)를 넘어섰다. 대신저축은행의 ‘더드리고정기예금’과 ‘스마트정기예금’의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3.90%로 2·3년 만기 금리(연 3.50%)보다 높다.

장단기금리 역전은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예금은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상품이 만기가 짧은 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긴 기간에 돈이 묶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기간 프리미엄이 더해져서다.

이번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에는 향후 경기 침체 우려가 반영됐다. 인플레이션이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만기가 7일인 환매조건부채권 단기금리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금같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중앙은행은 단기금리와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안정을 도모한다.

반면 장기금리는 시장 참여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시장 참여자들의 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며 장기금리가 하락한다. 이에 장단기 금리역전은 경기 침체 전조로 해석된다.

시중은행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단기 상품에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 점도 장단기 금리역전의 원인으로 꼽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29일 기준 정기 예금 잔액은 757조7924억원으로 전월(729조8206억원)과 비교해 27조9718억원 늘어났다.

채권시장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돈을 오래 빌려줄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금리가 높게 책정된다. 그러나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면 위험 회피를 위해 장기채권 금리가 낮아진다.

경기 침체 위기감이 확산하면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껴 만기가 긴 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이에 따라 장기채권 가격이 상승(금리는 하락)해 단기채권 금리가 더 높아진다. 전일(5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76%포인트 오른 연 4.157%에 마감했다. 10년물은 0.096%포인트 상승한 연 4.102%로 마감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10년간 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에 있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확정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등 금융상품 가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중에서도 장단기 금리역전이 발생한 만큼 단기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요즘 같은 시기에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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