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애플 발동동"…'C타입' 충전 못박은 EU, '아이폰' 운명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충전기 통일할 듯…애플, 내년부터 'C타입'으로 바꿀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유럽연합(EU)이 모바일 기기 충전기 'USB-C타입'을 단일화 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키면서 애플의 충전단자인 라이트닝 케이블이 퇴출 위기에 놓였다.

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지난 4일 유럽연합(EU)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 카메라 등 전자기기에 대한 충전단자 표준을 오는 2024년까지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가결시켰다. 충전단자를 단일화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의회에 나온 마그레테 베스테거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각 기기마다 다른 충전기를 살 필요가 없어 소비자들이 1년에 2억5천만 유로(3천500억원)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뉴스24

아이폰14, 아이폰14 플러스 [사진=애플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충전기 표준화 법안은 EU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지난해 9월 제안했다. 당시 EC는 USB-C타입을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 표준 방식으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후 유럽의회 내부시장 및 소비자보호위원회(IMCO)는 지난 4월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 법안을 43대 2로 가결했고, 올해 6월에는 EU 회원국들이 이 법안에 합의했다.

결국 유럽의회가 이번에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애플은 코너로 몰리게 됐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출시한 '아이폰5'에 처음 라이트닝 포트를 사용한 이후 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 사이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많은 기기들은 USB-C 타입을 채택하면서 사실상 충전 표준이 됐다.

이번 지침에 따르면 EU 회원국 내에서 휴대 기기를 판매하는 제조사들은 모든 휴대용 기기에 USB-C타입을 적용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디지털카메라, 무선이어폰 등 모든 정보기술(IT) 장비가 그 대상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화웨이도 일부 제품의 충전포트를 바꿔야 할 처지가 됐다. 의회는 오는 2026년 봄부터 의무화 적용 대상을 노트북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EU 의회를 통과했다고 해서 곧바로 법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법이 발효되기 위해선 유럽 이사회 승인 과정도 거쳐야만 한다. 그러나 이미 유럽 주요 국가들이 충전기 표준 작업 필요성에 의견 일치를 본 만큼 이사회 통과는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EU가 이처럼 나선 것은 환경보호와 사용자 편의성 때문으로, 약 10년 전부터 해당 법안 도입을 추진해왔다. EU 위원회에 따르면 매년 유럽에서 5억 대 이상 충전기가 출시되고 있고, 전자 폐기물 규모는 최대 1만3천 톤이다.

EU의 방침에 따라 인구 4억5천만 명의 거대 단일 시장인 유럽이 USB-C타입 충전기를 표준으로 삼을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은 유럽 단일 시장의 30개 국가에서 판매되는 전자 제품에만 적용되지만 EU의 엄격한 개인 정보 보호 규정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국제표준이 될 수 있다.

아이뉴스24

애플 아이폰 라이트닝 충전 케이블. [사진=애플 공식스토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애플은 그동안 반발해왔다. 단순 보편화를 강제할 경우 혁신이 저해되며 오히려 전자 폐기물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충전규격을 강제하는 것은 혁신을 저해하고 오히려 새 충전기를 사야하는 고객이 늘어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EU의 움직임에 애플도 최근 백기를 든 모양새다. 애플 전문가로 불리는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2023년 출시될 '아이폰15'에 USB-C 충전방식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했다.

궈밍치는 "부품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3년 아이폰은 라이트닝이 아닌 USB-C로 전환할 것"이라며 "'USB-C'가 적용될 경우 아이폰의 전송 및 충전 시간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매출 가운데 유럽 비중이 24%에 달하기 때문에 변화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애플이 USB-C 타입을 채택하는 대신 충전 포트를 완전히 없애고 무선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