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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탈탈 털어놓고 또?"…'감사 종료'라면서 권익위 직원 추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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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권익위 감사 두 차례 연장 끝 종료
감사기간 아닌데도 권익위 직원 다시 불러
전 위원장 "나도 조사해라"...감사원에 공문
한국일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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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지난달 29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근태 불량 의혹 등에 대한 감사를 끝냈다. 하지만 '감사 종료' 이후에도 권익위 직원을 상대로 조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권을 남용하는 월권으로 비칠 만한 부분이다.

이에 감사원은 실지(현장) 감사에서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보완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두 차례나 감사기간을 연장하고서도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표적 감사'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7일 권익위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30일 현재 퇴직 상태인 권익위 직원 A씨를 조사한 데 이어 오는 11~12일쯤 재직 중인 권익위 직원 B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이들에게 전 위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난달 29일 감사가 끝났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8월 1일부터 전 위원장의 근무태도 불량에 대한 제보를 근거로 감사에 돌입했다. 이후 8월 19일까지였던 감사 기간을 9월 2일까지 한 차례 늘렸고, 권익위 직원들의 비협조 등을 이유로 9월 29일까지 감사기간을 다시 연장했다.

그런데도 감사를 아직 매듭짓지 않은 것이다. 권익위 한 관계자는 "거의 7주 동안 탈탈 털어놓고 (감사 종료 이후) 또 조사를 한다는 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원에 대한 추가 조사 소식을 전해 들은 전 위원장은 "감사기간을 정식으로 연장하면 되지 감사를 끝냈다고 해놓고 또 조사하는 것은 일종의 '꼼수' 아니냐"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감사 종료 후에도 '보완 조사'는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를 종료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현지에서 철수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부족한 진술이나 자료가 있다면 추가로 요구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직원들 조사는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감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기 위한 차원이지 '표적 감사' 지적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 위원장 측은 당사자인 자신에 대한 직접 조사 없이 주변만 캐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짙다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가 윤석열 정부에서도 사퇴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 위원장은 전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 정무위 출석 당시 국민의힘 의원 한 분이 이미 제 자리에 '대통령 국정 철학을 맞춘 훌륭한 사람이 내정돼 있는데 물러나지 않고 버티고 있느냐'는 말을 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감사원에 조사를 자청하며 '역공'에 나섰다. 권익위는 감사가 한창이던 지난달 26일과 감사를 마친 29일 이후 모두 두 차례 '감사원 실지감사 관련 조사일정 통보 요청' 제목의 공문을 감사원에 보냈다. 권익위는 "전 위원장의 조사 일정을 확정해 회신해달라"고 했지만, 감사원은 전 위원장의 조사 여부와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회신을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위원장은 감사과정의 위법성을 검토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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