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野 “대감 게이트 수사”… 與 “유병호, 박근혜 조사도 주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野 ‘문자 보고’ 논란에 “대통령실·감사원 유착”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유착이 드러났다”며 이른바 ‘대감 게이트’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다음 주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을 고발하겠다고도 했다. 대통령실과 감사원은 “민주당의 유착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조선일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의 대통령실에 보낸 문자와 관련하여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이 발언하고있다. 2022.10.7/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7일 당 회의에서 “감사원 실세 사무총장과 대통령실 왕수석 간의 ‘권·권 유착’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며 “대통령실이 총괄 기획하고 감사원이 하청으로 실행한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게이트 즉, ‘대감 게이트’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5일 유병호 사무총장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게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을 비판한 기사에 대해 “오늘 또 제대로 해명 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 내용이 국회에서 언론 카메라에 찍혔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직보(직접 보고)’의 증거라며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유착을 주장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권·권 유착’ 혐의, 정치 감사와 하명 감사는 헌법과 감사원법을 명백히 위반했다. 공무상 비밀누설과 직권남용 소지도 있다”며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감사원과 대통령실에 대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촉구하는 동시에,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최 감사원장 사퇴 및 유 사무총장 해임도 요구했다.

민주당은 헌법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둘러싼 감사뿐 아니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통보 등도 현 정부 정치 보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의 조사 요청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불쾌감을 표현했다. 민주당에선 감사원을 향해 “정권의 사냥개” “검찰 2중대” “윤석열 돌격대” 등의 거친 표현까지 쓰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문 전 대통령이 성역이냐라고 비판하시던데 진짜 성역은 현재 대통령실”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감사원의 특별감사 범위 등을 사전에 국회에 보고토록 한 일명 ‘감사완박’ 법안의 당론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169석 다수석을 가지고 감사원의 권한을 줄이고 뺏겠다는 것이다. 이번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 통보는 유병호 사무총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민주당은 이에 대해서도 맹폭하고 있다. 다만 유 총장은 2017년 감사원 국장 때 국방 감사 사건과 관련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면조사에도 앞장섰다고 한다. 그는 서면조사에 필요한 질문서를 작성했고,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국정 농단 사건’으로 기소돼 서울구치소에 있던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서면조사를 통보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조사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감사원 안팎에선 “최근 감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는 유 총장 개인 스타일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 정치적 배경과는 무관하다”는 말도 나온다.

대통령실과 감사원은 “정치 유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 업무에 (대통령실이) 관여하는 것은 법에도 안 맞고 또 그런 무리를 할 필요도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그 정도 관여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저는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감사원은 헌법에 정해진 독립기관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겠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