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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어디 가셨나요”…러 동원령에 거리로 내몰린 반려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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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러시아 사할린에서 주인이 동원되자 반려견 '댄디'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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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예비군 부분 동원령이 내려진 후 해외로 탈출하거나 징집된 시민들이 기르던 동물들을 유기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5일(현지 시각)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주 현지 매체 NGS 등에 따르면 부분 동원령 발표 이후 최근 해당 지역에는 기르던 개와 고양이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해당 지역 주민 나탈리아 킴은 “올 가을 사람들은 미쳐버렸고 버려지는 반려동물들이 매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뿐만 아니라 기차역이나 주인이 떠난 빈집 등에도 반려동물들이 홀로 남겨져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역 내 동물보호시설들도 모두 포화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주민들은 자원봉사자들에게 “반려동물을 맡아주지 않으면, (반려동물을) 버리거나 안락사시키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시베리아 지역의 동물보호 민간단체 대표 엘레나 스타르코바는 “최근 동물들에 대한 사람들의 잔혹한 행위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사할린의 한 동물보호단체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 시대의 현실”이라며 유기된 반려견 댄디의 새 주인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단체는 “주인은 동원에 끌려가고 댄디는 거리에 버려졌다. 댄디가 지내던 집의 문은 닫혀 있다”며 “댄디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사랑하는 사람이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매일 저녁 자신의 친구를 만나기 위해 거리로 나온다”고 했다.

서부 크라스노다르 주민들이 사용하는 러시아 소셜미디어 브콘탁테에는 “버려진 개를 발견했다.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 등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의 동물보호 활동가인 안나 바이만은 “최근 많은 고양이와 개가 버려지지만, 그들을 돌볼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아무르주는 징집된 시민들의 반려동물들을 임시로 수용할 수 있는 보호소 8곳을 마련하기도 했다. 아무르주 관계자는 인테르팍스통신에 “징집된 주민들은 다른 대안이 없으면 보호소에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다”고 했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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