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농구 ‘쌍둥이 감독’ 첫 맞대결... 승리는 아우가 먼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BL컵 4강서 조동현의 현대모비스, 조상현의 LG 제압

쌍둥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입씨름부터 했다. 창원 LG 조상현(46) 감독은 “서로 자기 위치에서 잘했으면 좋겠지만, 오늘은 저에게 양보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울산 현대모비스 조동현(46)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6전 전패를 안기도록 준비하겠다”며 받아쳤다.

조선일보

7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2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4강전에서 조상현(왼쪽) LG 감독과 조동현 현대 모비스 감독이 각각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프로농구 첫 쌍둥이 감독 맞대결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동생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모비스가 82-78로 승리를 거두었다. 2022.10.7 /KBL


7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KBL(한국농구연맹)컵 대회 4강전은 프로농구 최초의 ‘형제 감독’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일란성 쌍둥이인 두 감독 중에서 동생인 조동현 감독이 웃었다. 현대모비스가 LG를 82대78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게이지 프림(20점 17리바운드), 함지훈(14점), 이우석(13점) 등이 활약했다.

현대모비스는 8일 수원 KT와 우승을 다툰다. KT는 또 다른 4강전에서 고양 캐롯을 88대83으로 따돌렸다. 정성우(28점), 이제이 아노시케(19점)가 공격을 주도했다. 이번 대회는 15일 개막하는 2022~2023시즌을 준비하는 성격을 갖는다.

◇KBL 사상 첫 감독 형제 대결

‘조 브러더스’는 우애를 잠시 뒤로하고 승부에 집중했다. 조동현 감독은 “집중력을 가지고 게임을 해!”라며 소리를 높였다. 조상현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지시를 하는 세밀함을 보였고, “냉정하게 승부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경기 후에야 서로 가볍게 등을 두드리며 눈웃음을 지었다.

초등학교 시절 함께 농구를 시작한 형제는 나란히 대전고-연세대를 거쳐 프로 무대에서 활약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서로 달랐다. 조상현은 3점슛 등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였고, 동생은 수비력을 바탕으로 팀의 궂은 일을 맡았다. 프로 시절엔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었다.

남자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조상현 감독은 지난 4월 LG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6월엔 현대모비스 수석코치였던 조동현 감독이 유재학 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조동현 감독은 2015년부터 3년간 KT 사령탑을 지내 감독으로는 선배다. 그는 “둘 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인데 재밌는 경기를 했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패장인 LG 조상현 감독은 경기 후 “팀의 발전과 성장에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두 감독의 정규 리그 첫 격돌은 30일 LG의 안방 창원에서 펼쳐진다.

◇강렬한 인상 남긴 필리핀 가드들

KBL의 아시아 쿼터 제도는 일본 선수에게만 적용되다 이번 시즌부터 필리핀 선수까지 확대됐다. 이선 알바노(DB), 저스틴 구탕(LG), 론제이 아바리엔토스(현대모비스), 샘조세프 벨란겔(한국가스공사), 렌즈 아반도(KGC인삼공사), 크리스찬 데이비드(삼성) 등 필리핀 출신이 한국 무대를 밟았다. 이들은 외국인이 아니라 국내 선수와 같은 자격으로 뛸 수 있다.

현대모비스 가드 아바리엔토스와 DB 가드 알바노가 이번 컵 대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바리엔토스는 한국가스공사와 벌인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7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 첫 경기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7일 LG와의 4강전에서도 17점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독일 2부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알바노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KT와 벌인 1차전에서 13점 5어시스트, KCC와 벌인 2차전에서 12점 8어시스트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세 시즌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받은 문성곤(KGC)은 “연습 경기 때 알바노의 드리블을 쫓아가지 못했다.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선수들은 화려한 개인기가 강점이다. 각 구단이 새 시즌에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상대 팀은 어떤 대응 전략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김민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