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컵 4강서 조동현의 현대모비스, 조상현의 LG 제압
7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2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4강전에서 조상현(왼쪽) LG 감독과 조동현 현대 모비스 감독이 각각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프로농구 첫 쌍둥이 감독 맞대결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동생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모비스가 82-78로 승리를 거두었다. 2022.10.7 /KBL |
7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KBL(한국농구연맹)컵 대회 4강전은 프로농구 최초의 ‘형제 감독’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일란성 쌍둥이인 두 감독 중에서 동생인 조동현 감독이 웃었다. 현대모비스가 LG를 82대78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게이지 프림(20점 17리바운드), 함지훈(14점), 이우석(13점) 등이 활약했다.
현대모비스는 8일 수원 KT와 우승을 다툰다. KT는 또 다른 4강전에서 고양 캐롯을 88대83으로 따돌렸다. 정성우(28점), 이제이 아노시케(19점)가 공격을 주도했다. 이번 대회는 15일 개막하는 2022~2023시즌을 준비하는 성격을 갖는다.
◇KBL 사상 첫 감독 형제 대결
‘조 브러더스’는 우애를 잠시 뒤로하고 승부에 집중했다. 조동현 감독은 “집중력을 가지고 게임을 해!”라며 소리를 높였다. 조상현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지시를 하는 세밀함을 보였고, “냉정하게 승부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경기 후에야 서로 가볍게 등을 두드리며 눈웃음을 지었다.
초등학교 시절 함께 농구를 시작한 형제는 나란히 대전고-연세대를 거쳐 프로 무대에서 활약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서로 달랐다. 조상현은 3점슛 등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였고, 동생은 수비력을 바탕으로 팀의 궂은 일을 맡았다. 프로 시절엔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었다.
남자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조상현 감독은 지난 4월 LG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6월엔 현대모비스 수석코치였던 조동현 감독이 유재학 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조동현 감독은 2015년부터 3년간 KT 사령탑을 지내 감독으로는 선배다. 그는 “둘 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인데 재밌는 경기를 했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패장인 LG 조상현 감독은 경기 후 “팀의 발전과 성장에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두 감독의 정규 리그 첫 격돌은 30일 LG의 안방 창원에서 펼쳐진다.
◇강렬한 인상 남긴 필리핀 가드들
KBL의 아시아 쿼터 제도는 일본 선수에게만 적용되다 이번 시즌부터 필리핀 선수까지 확대됐다. 이선 알바노(DB), 저스틴 구탕(LG), 론제이 아바리엔토스(현대모비스), 샘조세프 벨란겔(한국가스공사), 렌즈 아반도(KGC인삼공사), 크리스찬 데이비드(삼성) 등 필리핀 출신이 한국 무대를 밟았다. 이들은 외국인이 아니라 국내 선수와 같은 자격으로 뛸 수 있다.
현대모비스 가드 아바리엔토스와 DB 가드 알바노가 이번 컵 대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바리엔토스는 한국가스공사와 벌인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7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 첫 경기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7일 LG와의 4강전에서도 17점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독일 2부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알바노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KT와 벌인 1차전에서 13점 5어시스트, KCC와 벌인 2차전에서 12점 8어시스트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세 시즌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받은 문성곤(KGC)은 “연습 경기 때 알바노의 드리블을 쫓아가지 못했다.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선수들은 화려한 개인기가 강점이다. 각 구단이 새 시즌에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상대 팀은 어떤 대응 전략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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