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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경상수지마저 넉달만에 적자 전환…먹구름 낀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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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경제부 박성완 기자


[앵커]
우리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라 할 수 있는 경상수지가 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무역수지, 경상수지가 적자가 되면 위기론을 경계하던 전문가들도 표정이 심각해진다고 하죠.

경상수지 적자의 영향이 뭔지. 경제부 박성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얼마 전에 무역수지가 9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이번엔 8월 경상수지마저 적자라는 발표가 나왔어요. 일단은 무역수지, 경상수지 헷갈리는 분들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모두 외국과의 거래 결과를 뜻하는데요. 무역수지는 상품에 국한해서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를 따지는 거고, 경상수지는 상품 뿐만 아니라 여행 등 서비스 거래, 자본거래 등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보다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또 무역수지는 통관 기준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좀 거칠게 얘기하자면 상품이 직접 거래 상대에게 전달돼야만 집계가 되는데, 경상수지 구성 요소 가운데 무역수지와 비슷한 개념인 상품수지는 돈을 주고 받고 소유권이 이전되기만 하면 통계에 잡히기 때문에 보다 실질적인 지표다, 이렇게 얘기 됩니다.

노컷뉴스

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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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상수지가 즉 무역수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다 실질적, 핵심적 지표라는 거군요. 8월 경상수지 적자가 어느 정도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 5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조 3천억 원 적자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4월 적자 이후 쭉 유지됐던 흑자 기조가 4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된 겁니다.

경상수지는 계절적 영향도 받는데, 4월이 아닌 달에 적자가 난 건 2012년 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8월 기준 경상수지가 적자였던 적은 금융위기 때인 2008년 8월 이후엔 여태까지 없었습니다. 그만큼 이례적인 성적표인데, 아까 설명드렸던 경상수지의 핵심 구성 요소인 상품수지가 역대 최대 규모인 44억 5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상품 수출액은 1년 전보다 7.7% 소폭 늘었지만, 수입액은 30.9%나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각종 대외 변수로 원자재 등의 고물가 현상이 계속해서 문제로 거론되고 있잖아요. 또 주요국 경기둔화 신호도 속출하는 만큼, 외국으로부터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은 무역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사실 이런 거시지표만 봐서는 내 생활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직접적으로 확 와 닿지는 않아요.

[기자]
그런데 조금만 따져봐도 영향이 큽니다. '경상수지가 악화됐다, 적자다'를 바꿔 말하면 우리나라가 외화를 벌어들이는 능력이 약해졌다고도 볼 수 있거든요.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다고 얘기되는데, 경상수지, 무역수지 악화는 경제 체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거죠. 이는 대내외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끼치고요.

또 실질적으론 벌어 들이는 달러가 줄어들게 되면, 가뜩이나 가치가 치솟은 달러가 더 귀해지기 때문에 원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원·달러 환율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또 이런 가능성을 보고 달러에 투자하는 심리도 더 강해질 수 있고요.

실제로 오늘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원 오른 1412.4원에 마감했는데, 상승 원인 가운데 하나로 경상수지 적자도 거론됩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비용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원·달러 환율 상승이 국내 소비자물가를 0.4%포인트 높인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경제사령탑들의 관련 발언도 이어졌죠? 윤석열 대통령도 오늘 경상수지 문제를 언급했다는데 주요 내용 소개해주시죠.

노컷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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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은 시장 심리를 안정 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메시지들이 이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경제민생회의 발언부터 들어보시죠.

[인서트: 윤석열 대통령]
"대외 건전성의 기본 안전판은 경상수지 입니다. 올해 연간으로 상당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긴 하지만, 이런 흑자 기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비하겠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8월 경상수지 적자를 예상하면서도 "아직 한국은행과 국제기구는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연간 300억 달러가 훨씬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경상수지 적자가 경제 위기를 초래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이런 메시지를 강조하는 한편 내년 초까지 업종별 수출경쟁력 강화 방안 등 18개 경상수지 개선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연간으로 따지면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한국 경제가 선방하고 있다는 의미 같은데, 전문가들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의 현 상황 진단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낙관하기엔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연구원의 전망 들어보시죠.

[인서트: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거시금융실 연구원]
"경상수지 자체는 연간으로는 흑자가 될 수 있겠지만, 남은 기간 동안에 일시적으로 적자거나, 흑자라도 그 폭이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그런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최근 석유수출국기구 OPEC과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가 세계 경제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오는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 대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했거든요. 이는 유가 상승 변수로도 거론되는데, 이런 대외 변수들이 속속 돌출하는 데다가 주요국 경기둔화 현상도 이어지기 때문에 당분간은 불리한 무역 환경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노컷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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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심상치 않은 경제 상황, 오늘 국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5~6%대의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환율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고물가 상황 고착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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