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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제남 거취 문제로 설전 중…권성동 "혀 깨물고 죽어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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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장에 이재명 대표 뒤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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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주요 이슈였다. 국민의힘은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료가 인상됐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원전 회귀는 시대착오적이라 맞섰다.

이날 국감에선 전 정권 임기 막판에 임명돼 ‘탈원전 알박기’ 논란이 일었던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의 거취 문제도 뜨거운 쟁점이었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이사장을 향해 사퇴 압박을 이어가던 중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혀 깨물고 죽어라”는 발언을 하자, 민주당이 “윤리특위 징계감”이라고 반발하며 정면 충돌했다.



與, “탈원전 때문에 전기료 인상”… 野 “尹, 친원전 매몰돼 안전 청사진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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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7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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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향해 파상 공세를 폈다. 홍석준 의원은 “정치적이고 비과학적인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 생태계가 군데군데 붕괴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탈원전에 대한 모든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과 국민에게 전기료 인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식 의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탈원전 정권에서 전기료 인상의 필요성을 알고도 안 올리다 올해 1월 2.7%, 지금은 6.5%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엄호전에 나섰다. 윤영찬 의원은 “지난 7월 새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정책 방향을 보면 2030년까지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30%로 확대하고, 재생에너지는 22.5%로 줄여, 오히려 원자력 발전 확대 로드맵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윤석열 정부 방향을 보면, 친원전 기조에 매몰돼 안전이라는 큰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원전 경쟁력은 수출이 아닌 노후 원전의 해체 산업에 있다”며 “우리나라 원전 해체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81%인데 기술 수준으로 보면 약 6년 차이”라고 지적했다.



권성동 “혀 깨물고 죽어라”…野 “윤리위 제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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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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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했던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은 김 이사장의 거취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권성동 의원은 “옛말에 ‘양반은 곁불을 쬐지 않는다’고 한다”고 입을 연 뒤, “(김제남 이사장은) 정권 말기에 졸라서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갔다.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도 문제다”고 주장했다.


탈원전 운동가 출신인 김 이사장은 정의당에서 19대 국회의원 활동을 하다, 2020년에는 문재인 행정부 대통령 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실 산하 기후환경비서관을 역임했다. 그 뒤 지난 2월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권 의원은 이런 김 이사장의 이력을 열거한 뒤 ”이 둥지, 저 둥지 옮기며 사는 뻐꾸기냐. 나는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겠다.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을 하냐”며 발언 수위를 확 끌어올렸다.

이에 김 이사장이 “의원님은 질문할 자유가 있지만, 저의 신상에 대해 굉장히 폭언에 가깝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십시오”라고 고성으로 맞받아치자,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지금 무슨 말이야. 어디”라고 고함을 지르며 일순간 소동이 일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윤영찬 의원은 “그런 표현을 어떻게 국감에서 하느냐. 그것은 의원 품위의 문제”라고 지적했고,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국회법 146조에서 규정한 모욕 등 발언의 금지 의무 위반일 뿐 아니라, 이거는 국회의원 품위 유지 의무도 위반하는 아주 심각한 사안으로 봐서 (국회 윤리특위) 징계까지도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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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까지 이어진 공방에 정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사과를 권하며 중재에 나서자, 박 의원은 “국감장에서 위원 발언 하나하나 가지고 이렇게 문제 삼는 건 참 오랜만”이라며 “위원들은 위원들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옹호하고 존중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피감기관하고 같이 한통속이 돼서 (사과를 요구)한다는 게 유감”이라고 맞섰다.

권 의원도 나서 “정 위원장께서는 만약 우리 국민의힘 정부에서 자리 제안한다고 소신 꺾고 그 자리를 받아들이겠냐. 아마 임명됐다 하더라도 정권 바뀌었으면 아마 그 자리를 물러났을 것”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어 “김제남 이사장 보고 혀 깨물고 죽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그런 경우라면 나는 그렇게 행동을 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 해명을 내놓자, 조승래 의원은 “또 다시 국어테스트를 하자는 거냐”고 반발했다.

이날 김 이사장 거취를 둘러싼 공방은 장외로도 번졌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욕설과 막말로 국격을 떨어뜨리니, 국민의힘 의원들은 막말로 국정감사를 지켜보는 국민이 고개를 돌리게 만들려는 거냐”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 방침을 밝혔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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