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재명, 한·미·일 훈련에 “극단적 친일 국방”…與 “또 죽창가”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이어 군용기 12대를 동원한 공중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전날 동해상에서 열린 한·미·일 연합훈련을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고 비판했다. ‘외교 참사’ 논란에 이어 ‘친일 프레임’을 공세의 도구로 선택한 모양새다. 이에 국민의힘은 “‘죽창가’에 사로잡힌 과대망상 아니면, 본인의 ‘불법게이트’를 물타기 위한 정치공세”(양금희 수석대변인)라고 비판하며 맞섰다.

중앙일보

지난 6일 동해에서 펼쳐진 한·미·일미사일방어훈련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은 과거 (북한의) 남침 5년 전까지 한국을 무력 지배했던 나라”라며 “일본 헌법조차 ‘자위대는 교전권이 없다’고 하는데, 일본을 끌어들여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 국민은 한·미·일 군사동맹을 원치 않는다”며 “정부가 명백하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했던 발언도 다시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께서 전에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에 한반도에 들어올 수도 있지만’이라고 말했던 것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며 “이것은 외교 참사에 이은 국방 참사”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일본을 끌어들여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죽창가를 부르라며 선동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 의장은 이어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은 문재인 정권 때인 2017년 10월 23일,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메티스 미국 국방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 등이 필리핀 클라크에서 만나 합의한 내용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9월 일본 해상자위대가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와의 친선 행사 참여차 인천항에 머문 사진을 올리며 “일본과의 훈련이 친일 국방이라면, 자위대를 인천에 끌어들인 노무현 정부는 뭐가 되느냐”며 “구시대적 친일몰이를 하는 게 누구에게 도움이 된다고 그러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앞서 민주당은 당 대표 회의실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았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친일 외교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친일 국방은 처음 들어본다”, “월드컵 공동 개최하고 일본에 축구 경기 보러 간 김대중 대통령이 토착 왜구냐. 일본 자위대와 해상훈련하고 교류하도록 허락한 노무현 대통령은 친일 대통령이냐”는 글을 올렸다.



민주, 회의실에 文사진 걸고 ‘안보위기 野책임론’ 반격



이날 이 대표의 발언은 최근 여당이 “문재인 정권에서 펼친 5년간의 대북 저자세 외교와 ‘평화 쇼’가 총체적인 안보위기를 불러왔다”(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며 ‘야당 책임론’을 제기하는 데 대한 반격에 가깝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외교·안보 관련 당 위원회들을 총망라하고 외부 전문가까지 포함해, 새로 조성된 안보 상황에 대응하고자 한다. 국민들과 함께 토론회도 하고 신속히 대응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뜻”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 앞서 회의실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과 나란히 걸어놓기도 했다. 사회를 본 김남국 의원은 “민주당은 세 분 대통령의 정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오고 있다.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 인권,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민주당이 더 노력하고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면은 '안보위기 문재인 정권 책임론'과 맞서 싸우겠다는 다짐으로도 읽혔다.

중앙일보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김영배, 송옥주 의원과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 등이 7일 오후 현무미사일 낙탄 사고가 발생한 강원도 강릉 공군부대를 방문, 육군미사일 전략사령관 이정웅 중장에게 출입제한 내용을 전달 받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난 5일 발생한 현무-2C 지대지미사일 낙탄 사고를 비판하는 데도 집중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군은 낙탄 사건 발생 후 8시간이 지나도록 재난문자는 커녕 엠바고, 기사 삭제 요청 등 숨기기에만 급급했다”며 “심각한 작전 실패이자 안보 실패”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미사일 거꾸로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며 “우리 정부의 대응은 재앙적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날리면','쪽팔려서'등의 표현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비꼰 것이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병주·김영배·송옥주 의원 등 민주당 국방위원들과 김우영 민주당 강원도당 위원장은 이날 오후 낙탄 사고가 발생한 강원 강릉시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인근 강동면 풍호마을을 방문해 이번 사건을 직접 목격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병주 의원은 “강릉시민들은 수십미터 불기둥이 치솟는 걸 보면서도 어떤 정보도 받지 못한 채 공포에 떨어야 했다”며 군 당국의 대처를 질타했다. 이들은 간담회에 앞서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을 찾았으나, 국방부에서 출입 불허 결정을 내려 군 당국자들과 실랑이도 벌였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