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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권성동, 文정부 원전 인사에 “뻐꾸기냐, 혀 깨물고 죽지 뭐 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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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제남 한국원자력 안전재단 이사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여야간 공방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반(反)원전주의’ 활동을 해온 김 이사장의 이력을 거론하며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에 빗대면서 “혀 깨물고 죽지 뭐 하러 그런 짓 하느냐”고 했다. 김 이사장은 “폭언에 가까운 말”이라며 사과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해당 발언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의 원자력 관련 기관 국정감사에서 김 이사장에게 “자신의 가치와 다른 정부에서 아무리 높은 자리를 제안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수용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뒤 지난 2월 말 한국원자력 안전재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권 의원은 이어 “원자력안전재단은 원자력 발전을 전제로 해서 존재하는 기관”이라면서 김 이사장이 2017년 강진(强震)으로 원전이 폭발한다는 줄거리의 영화 ‘판도라’ 홍보대사를 한 이력과, 정의당에서 탈핵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자리를 고액 알바 수준으로 폄하하는 것이다. 왜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일을 하느냐”고 했다.

권 의원은 이어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면 밖에 나가서라도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 잘못된 것이다’ 피켓 들고 시위를 해야 한다. 그게 정치인의 태도다. 일관성이 있어야지”라며 “그저 봉급 좀 받기 위해서 그런 것이냐. 그래서 자신의 신념과 가치와 여태 살아온 본인의 궤적을 다 버리는 것이냐.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했다.

권 의원은 또 “정의당 당원들한테 부끄럽지도 않느냐. 정의당에 있다가, 민주당 정부에 있다가, 또 윤석열 정부 밑에서 일을 하고, 이 둥지 저 둥지 옮겨가며 사는 뻐꾸기냐”라며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 차라리 혀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하느냐. 소신을 지키라는 뜻”이라고 했다. “나보고 민주당 정부에서 뭘 제의하면 난 죽어도 안 하겠다”고도 했다.

김 이사장은 권 의원의 발언에 “의원님께서 국감 자리에서 질문하실 자유는 있지만 제 신상에 대해서 폭언에 가까운 말씀을 하신 것은 사과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하기는 뭘 사과해요” “무슨 말이야”라는 고함이 나왔다. 권 의원은 재차 “원자력안전재단 직원들을 위해서, 정의당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위해서도 사퇴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부당한 사퇴 압박이라며 맞섰다.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정책이나 가치관, 신념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그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얼마든 좋다”며 “문제제기하고 싶은 것은 ‘혀 깨물고 죽으라’는 표현을 어떻게 국감에서 하느냐. 그것은 의원 품위의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도 “객관적으로 봐도 ‘혀 깨물고 죽으라’는 발언은 좀 심했다. 인신공격성, 모욕성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김 이사장에게는 “의원들이 불편한 이야기를 해도 참고 견뎌 달라. 이 자리에서 이기는 사람이 꼭 이긴다고 볼 수 없다. 지켜보는 국민들이 판정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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