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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원격 장난감에 AI로 엑스레이 판독… 28兆 펫테크 시장 올라탄 통신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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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홈미디어체험관에서 열린 LG U+ 반려동물 전용 홈 IoT기기 '펫토이'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펫토이'를 활용해 반려견들과 놀이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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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가 ‘펫테크(Pet-tech)’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펫테크는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돌보는 데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에 첨단 기술을 적용한 것을 뜻한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가 신사업을 찾으려는 국내 통신업계 전략과도 맞아떨어져 통신사들이 속속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펫테크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성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어 국내 서비스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

◇ SKT는 반려동물 AI진단, LGU+는 스마트홈과 연계

국내 통신사들이 내놓고 있는 펫테크 서비스 방향은 조금씩 다르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홈과 연계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한 서비스는 ‘펫토이’다. 간식을 숨긴 공을 펫토이에 넣은 뒤, ‘U+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기기 후면 버튼을 조작해 공놀이를 시작할 수 있다. 보호자가 집에 없는 경우에도 반려동물이 놀면서 훈련하고, 우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한 것이다. 반려동물은 펫토이에서 나온 노즈워크 공을 쫓아 냄새를 맡고, 공 안에 숨겨진 간식을 꺼내기 위해 움직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홈 폐쇄회로(CC)TV인 ‘AI 맘카’를 연결하면 반려동물이 펫토이와 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또는 녹화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2019년에도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홈 CCTV·원격급식기·간식로봇 등 3가지 서비스를 결합한 ‘U+스마트홈 펫케어’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서비스를 강화한 ‘U+스마트홈 펫케어 프리미엄’도 내놨다. 140만원 한도 내에서 입원∙수술∙위탁 등 반려동물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반려동물 전문 쇼핑몰에서 이용 가능한 쿠폰을 매달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 공략을 위해 매년 서비스를 업데이트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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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 9월 열린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서울시수의사회 주관)에서 AI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를 공개하고,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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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 9월 말 인공지능(AI)이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수의사의 진단을 돕는 ‘엑스칼리버’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병원에서 반려견의 근골격이나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클라우드에 올리면, AI가 30초 안에 비정상 여부와 소견을 수의사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클라우드와 웹서비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병원에 따로 서버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수의사들은 연동된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AI가 제시하는 영상진단 판독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다.

엑스칼리버는 지난달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국내 1호’ 엑스레이 기반 동물의료영상 검출 보조 소프트웨어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AI가 동물 진단을 보조하는 시대를 연 셈이다.

KT는 지난 5월 ‘반려견 디바이스팩’을 선보였다. ‘페보프로 웨어러블’에 사물인터넷(IoT) 통신 기능을 탑재해 주기적으로 반려견 활동량 기록을 업로드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펫위즈(PETWIZ)’ 자동급식기를 통해 반려견의 적정 급식량을 조절해준다. 반려견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인 ‘페보 반려견 케어플랜’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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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폰 커브스마트 GPS트래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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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폰, 모토로라도 펫테크 시장 진출

통신사들은 AI·IoT·통신 등 기술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펫테크 진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CCTV 기능, 급식·급수 기능 등 단순한 영역을 넘어 놀이와 진료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IoT 기기의 보급 증가로 반려동물의 건강 징후와 위치 세부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 간소화됐다. 펫테크 시장은 구체적으로 스마트 카메라, 스마트 하네스 및 조끼, 반려동물 식별 및 추적, 모니터링 및 제어, 의료 진단 및 치료 분야 등으로 세분화된다.

펫테크 시장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성장성이 높다. 국내 통신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도 있다. 특히 SKT는 “엑스칼리버의 질환탐지율(민감도)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아직 유사 서비스가 없는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엑스칼리버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약 313만 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15%가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것이다. KB금융연구소의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는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반려가구의 64.1%가 펫테크 기기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펫테크 시장은 2021년 50억달러(약 7조원)에서 2028년 200억달러(약 28조) 규모로 4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통신업체들도 펫테크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영국 통신회사 보다폰 그룹은 애완동물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기를 출시했다. 미국 모토로라는 지난 2019년 IoT 장치인 ‘액티바’의 콘셉트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반려동물 얼굴인식 기능을 통해 길 잃은 반려동물과 주인이 만나게 해주는 기능이 탑재됐다. 또 GPS와 온도 센서를 사용해 주인에게 반려동물 위치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이 과도하게 덥거나 춥다고 느끼는지도 알려준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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