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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인플레이션 확산, 최악의 경기침체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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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물가 수위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기 대비 5.6%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 6.3%를 기록한 이후 8월에는 0.6%포인트(5.7%) 낮아졌으나 지난달에는 내림폭이 0.1%포인트에 그치며 5% 후반대의 고물가가 두달째 이어졌다. 고물가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에 인플레가 지속되는 현상)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플레가 서비스 부문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상승률이 6.4%로 24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외식물가가 9%나 올라 30년 2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는 전이되는 속성이 있다. 외식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식자재 값이 오르자 식당주인들이 음식값을 올렸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둡다. 각종 공공요금이 들썩이고 있다. 다음달부터 전기와 가스요금이 큰 폭 오르고 심야택시비도 인상 대기중이다. 직장인들은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불평은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내년 이후 임금발 인플레 가속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반면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금리가 치솟으며 글로벌 경기가 급락하고 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지난달 말 “최악의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2년 연속 제로에 가깝게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이미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고 중국은 2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쳤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내년에 세계무역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계 컨설팅 기업인 KPMG가 글로벌 CEO 13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6%가 향후 1년 안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 세계경제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는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이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최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와 여야는 당장 정쟁을 멈추고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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