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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다사다난했던 ‘대전 왕자’의 2022년, 문동주 “앞으로 다치지 않았으면”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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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같다. 앞으로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

한화 이글스의 2022시즌은 또 10위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50km대 중반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를 유혹하는 선발 투수를 얻었다. 그의 이름은 문동주(19). 앞으로 한화의 10년을 책임질 미래다.

문동주는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9월 복귀 후 3경기에서 멋진 투구 내용을 기록했고 특히 지난 3일 SSG 랜더스를 잡아내며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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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신인 문동주의 올 시즌은 끝났다.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시즌 첫 승을 기록하며 밝은 미래를 기대케 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올해 문동주의 등판은 없다. 완벽한 첫 시즌은 아니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많은 것을 보여준 2022년이었다.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문동주는 “한 시즌을 건강히 치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1군에서 던지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고 또 느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9월 복귀 직전 퓨처스리그 등판 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 그 자신감이 마지막 3경기까지 이어진 것 같다. 똑같은 공, 똑같은 스피드였지만 자신 있게 던졌다. 맞더라도 내 공을 던지자고 했던 게 잘 통했다”고 덧붙였다.

문동주의 재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는 6월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생애 첫 선발 등판했지만 2이닝 1피안타 4사사구(1사구 3볼넷) 4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등판 내용이 좋지 못했다.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후 3경기에선 각각 5이닝 1실점(1자책), 5이닝 1실점(1자책), 5이닝 4실점(3자책)으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위기 상황에서 볼넷을 내줬던 그가 이제는 상대를 압박하며 순간을 이겨낼 줄 아는 투수가 된 것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에 대해 “마인드 자체는 처음 봤을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또 어린 선수인데 이렇게 강한 멘탈을 지닌 선수도 처음 본다. 본인이 가진 신념을 실행에 옮기는 것에 있어 굉장히 적극적이지만 그러면서도 겸손하다. 그 2가지가 잘 조화된 선수가 바로 문동주다”라고 극찬했다.

문동주는 “전보다 몸이 강해졌다. 그리고 멘탈적으로도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첫 선발 등판 때는 ‘맞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컸다면 지금은 맞아도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멘탈적인 부분은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님의 도움이 컸다. 매일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다가갔고 그때마다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덕분에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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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신인 문동주의 다음 시즌 목표는 하나다. 바로 다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올해 2번의 부상으로 고전한 바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 코치는 문동주에게 어떤 조언을 남겼을까? 문동주는 활짝 웃으며 “영업 비밀이다. 마운드 위에 섰을 때 믿음이 생긴 것 같다. 잘 던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셔서 되게 기분 좋았다”고 전했다.

문동주의 변화, 그리고 성장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수베로 감독은 “처음 문동주의 남다른 마인드를 느낀 건 5월 26일 두산전이었다. 불펜 등판한 후 3개의 홈런을 내준 경기였다. 근데 더그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본인이 왜 맞았는지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이번 SSG전에선 경기 초반에 점수를 줬음에도 스스로 플랜을 바꿔 4, 5회를 잘 막는 모습을 보였다. 3회를 끝낸 문동주에게 투구수를 이야기하면서 교체 의사를 물었는데 돌아오는 답이 ‘파이팅’이더라(웃음). 그래서 더 던지고 오라고 했는데 잘 막아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문동주는 “(수베로)감독님이 3회가 끝났을 때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고 또 힘들어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아직 힘이 남아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다. 4, 5회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었다”며 “매 순간 마지막 이닝이라는 마음으로 던졌다. 스스로 주문을 걸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해는 불펜, 또는 선발 등판하면서 일주일 만에 던지거나 아니면 하루 지나고 다시 던진 적이 있다. 다음 시즌에는 올해 던진 것이 경험이 되어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도 선발 투수로 등판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SSG전처럼 위기 속에서도 계속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끝으로 문동주는 “내년 목표는 첫째, 둘째, 셋째도 모두 같다. 다치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 다치지 않고 건강히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대전=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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