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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물가와 GDP

정점 지났다, 안심 이르다... 산적한 악재에 엇갈리는 물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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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월 물가 정점론' 고수
일각에선 "정점 지났다"
유가 반등세, 고환율 등은 변수
한국일보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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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 속도가 두 달 연속 둔화하면서 정부의 ‘10월 정점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물가 하락을 이끈 국제 유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데다, 공공요금 인상과 고환율 등 물가를 자극할 국내외 요인이 쌓여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물가가 10월에 정점을 찍더라도 연간 5%대 초반 물가상승률이 확실시되는 만큼 장바구니 부담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추경호 부총리 "10월 정점론 변함없다"


정부는 여전히 10월 정점론에 확신이 차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10월 정점을 찍을 거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없이 치솟을 것처럼 보였던 물가상승률이 누그러진 건 이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연초 3%대에 머물던 물가상승률은 5월(5.4%) 5%대로 올라서더니 6월(6.0%)과 7월(6.3%) 6%대까지 뛰었다. 그러나 8월(5.7%) 들어 7개월 만에 상승폭이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5.6%)에는 그 정도가 더욱 축소됐다.

정부 일각에선 한 발 더 나아가 물가 정점이 이미 지났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 둔화세가 지속된다면 7월 물가가 정점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았던 7월 물가상승률의 약 25%를 석유류(1.59%포인트)가 밀어 올린 만큼 최근 국제 유가 하락은 물가 안정의 청신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넘겼던 국제 유가는 현재 80달러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원유 감산·고환율·공공요금 인상이 변수


하지만 향후 물가를 자극할 상방 요인이 곳곳에 널려 있어 물가상승률이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유가만 해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다음 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하면서 유가 급등 가능성이 다시 불거진 상황이다. 미국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감산 발표 직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는 환율도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웃돌며 과거 경제위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엔 1,500원마저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한선이 어디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에서 들여오는 물건을 원화로 환산한 가격이 올라 수입물가지수는 오르게 된다. 이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전체 물가상승률을 높인다.

게다가 이달부터 단행된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물가 반등에 불을 지필 수 있다. 전기요금 인상이 기업의 생산비 부담 확대→물건 가격 인상→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공공요금 인상으로 10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를 감안하면 10월 물가상승률이 다시 6%에 육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가 정점 시기 떠나 가계 부담 계속될 듯


물가 고공행진이 계속된다면 한국은행은 경기 둔화를 감수하고서라도 또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물가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겠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부담은 커지게 된다.

정부 전망대로 물가가 10월에 정점을 찍는다 해도 가계 부담이 완화할 것으로 보긴 힘들다. 이미 9월까지 누적 물가상승률이 5.0%에 달하기 때문이다. 물가가 더 오르든, 덜 오르든 국민은 경제 충격을 상당 기간 견뎌내야 한다는 뜻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돈 것은 1998년(7.5%)이 마지막이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과 함께 취약가구·기업이 받게 될 충격을 줄여 줄 지원책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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