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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軍, 러에 빼앗긴 루한스크주 진격… 攻守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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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전 러시아에 빼앗긴 후 처음

돈바스 지역 수복작전 본격화

美軍 “크림반도 탈환도 가능”

러, 자폭 드론 키이우 인근 공습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완전 장악됐던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주(州) 지역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미 CNN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 7월 러시아군에 밀려 후퇴한 이후 우크라이나 병력이 이곳에 다시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루한스크주는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의 4주 가운데 유일하게 러시아군이 전역을 장악했던 곳이다. 곳곳에서 전세가 역전되자 러시아군은 이란제 자폭 드론(무인기)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을 공격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향후 전황이 더 불리해지고, 동원 예비군을 투입해도 뚜렷한 성과가 없을 경우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CNN은 이날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 보병 부대가 루한스크주 일부까지 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측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도 “우리 군의 루한스크주 탈환이 본격화했다”며 “여러 점령지 마을이 해방됐고, 이곳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수복 작전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동부 돈바스 지역과 헤르손, 자포리자의 남부 전선 모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달 초에는 동부 지역의 교통·보급 요충지인 리만을 탈환해 러시아군에 큰 타격을 입혔다. 리만은 도네츠크는 물론 루한스크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길목으로 알려졌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헤르손, 자포리자 등 남부 전선에서도 수십 개 마을을 되찾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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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 건물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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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은 이에 맞서 기존 점령지에 대한 수비를 강화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후방에 대한 기습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예비군 부분 동원령으로 충원된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군은 특히 이란에서 수입한 드론을 활용한 공격에도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헤르손주 두차니와 다비디브 브리드 등 2개 지역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당국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 6대를 이용해 키이우에서 남쪽으로 75㎞ 떨어진 빌라 체르크바를 공격했다”며 “큰 폭발음과 함께 건물 여러 채가 화염에 휩싸였으며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반격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와 남부 점령지뿐만 아니라) 크림반도를 탈환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수복한 돈바스 및 헤르손 일부 지역이 최근 합병 조약으로 획득한 ‘자국 영토’임을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긴) 이들 지역은 영원히 러시아와 함께할 것이며, 우리는 이들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하원의 비준을 받은 합병 조약에 최종 서명, 우크라이나 내 4개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삼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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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핵 위협 강도를 계속 높이면서 서방의 대응 수위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 4일 미 해군은 2017년 취역한 최신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대서양으로 보냈다. 핵 어뢰를 탑재한 러시아 핵잠수함 ‘볼고로드’가 북극해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나온 다음 날이다. 제럴드 포드가 이끄는 항모 전단은 대서양과 지중해에서 독일·프랑스·캐나다·스페인 등 9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과 합동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 전단은 항모 이외에도 3~4척의 이지스 전투함과 2척 이상의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을 동반하고 있다.

자국 안보를 위해 재래식 무기뿐 아니라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자국 주간지 가제타 폴스크에 “(러시아 견제를 위해) 폴란드에 미국의 핵무기를 배치하는 가능성에 대해 미국 지도자들과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설 방법으로 핵무장 카드를 꺼낸 것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이날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적용을 핵심으로 하는 추가 대러 제재안에 합의했다. EU가 정한 가격 이상으로 거래하는 러시아산 원유나 정유 제품의 해상 운송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이 밖에 러시아산 철강, 담배, 종이와 첨단 기술제품 수입 제재도 확대했다. EU 순환의장국인 체코 정부는 “(이 제재 패키지가) EU 회원국 정상회담에서 승인되는 대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는 푸틴의 불법적인 영토 합병에 대한 EU의 강력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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