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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모 떠있는데… 北 새벽엔 미사일, 오후엔 특별감시선 넘어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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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일 대남공세 강화… 한반도 강대강 대치구도

韓美日 동해서 연합훈련 시간에 北군용기,

서울서 110㎞ 떨어진 황해도 곡산 일대서 공대지 사격

전문가 “기존 도발만 갖곤 안되니 한차원 높여 전투기로 무력시위”

조선일보

北 출격 추정 미그-29 - 북한이 6일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를 동원해 우리 군의 ‘특별감시선’ 이남에서 시위성 편대 비행과 공대지 사격 훈련을 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019년 11월 16일 보도한 ‘북한군 전투비행술경기대회 2019’에 등장한 미그-29의 모습. 미그-29는 1980년대 구소련이 북한에 무상 제공한 전투기로 1인승 쌍발 엔진을 사용한다. 핵폭탄 적재와 투하가 가능하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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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폭격기 4대와 전투기 8대를 동원해 특별감시선 이남에서 전투기 폭격 도발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2012년 10월 북한 미그-29 전투기 4대가 대북 전단에 대한 반발로 개성 상공 인근까지 남하한 사례가 있긴 하다. 그러나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한미가 대응 미사일 발사를 했는데도 전투기 출격까지 더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이 코앞에 있는데도 공세적인 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강대강 대치 구도를 계속 끌고 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이 시위성 편대비행을 펼친 시간에 한·미·일 3국은 동해에서 미사일 방어훈련을 하고 있었다. 한·미·일은 북한이 지난 4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자 이날 미 로널드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을 일본 해역에서 회항시켜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 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1분부터 20여 분간 평양 삼석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해로 발사한 데 이어 이례적인 전투기 무력시위를 펼친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기존 도발만 갖고는 안 되니 이제 한 차원 높인 것”이라며 “진검승부에 들어가자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특별감시선은 우리 영공이나 전술 조치선(TAL)에서 수십km 북쪽에 설정돼 있지만, 전투기 특성상 짧은 시간에 TAL을 침범할 수 있어, 근접 시 우리 전투기가 즉각 출격하게 돼 있다. TAL은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20~30㎞ 북쪽 상공에 가상으로 설정한 것이다. 북한 군용기가 편대비행을 한 곡산은 접경지역인 경기도 연천에서 북쪽으로 80여㎞ 거리에 있고, 서울까지 거리는 110여㎞이다.

조선일보

대응 출격한 공군 F-15K - 북한이 6일 폭격기와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우리 군의 ‘특별감시선’을 넘어 무력 시위를 하자 우리 공군은 F-15K 전투기 등 30여 대를 출동시켜 대응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우리 공군의 F-15K파이터가 출격을 위해 활주로를 이동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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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의 이런 시위성 비행이 1시간가량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북한 군용기가 이날 특별감시선 이남에 근접하자 F-15K 전투기 등 30여 대를 즉각 출격시켰다. 북 군용기 12대의 2배 이상의 전투기 등을 동원한 것이다. 우리 전투기의 압도적 대응 출격 이후 북한 군용기는 TAL을 넘어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시위비행과 사격 훈련에 어떤 기종을 동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황주 비행장 인근에서 비행을 한 것으로 볼 때 폭격기는 IL-28, 전투기는 미그-23, 수호이(Su)-25 등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북한이 30여 대를 보유한 Su-25는 러시아에서 도입했다. 북한이 보유한 유일한 4세대 전투기에 해당하는 미그-29를 투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들 전투기는 우리 공군 F-15K에 비해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 편대군 시위성 비행으로 직접적 군사 위협을 가하기보다는 다른 의도를 가진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고 군의 건재를 과시하면서 한미, 한·미·일의 군사적 압박 조치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아울러 더 나아가서는 9·19 군사합의를 유지하지 않으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 구형 전투기가 위협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우리 군도 9·19 합의 이후 비행금지구역 인근 비행을 자제하고 있는데, 북한이 특별감시선을 넘어온 것은 9·19 합의 파기까지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주홍 전 국정원 1차장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대강 대치 상황을 계속 끌고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깨는 고강도 도발을 벌이기 위해 단계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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