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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첨단 농기계·빅데이터 기반… 생산서 유통까지 스마트화 [농어촌이 미래다-그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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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미래…노지 스마트팜

(중) 논과 밭이 달라진다

시설 중심서 벗어나 노지 농작물 대상

괴산, 콩 재배·육성·유통시스템 도입

지원센터 건설·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안동, 사과 재배 61 농가들 참여 협업

자동 관수·병충해 예방·생육과정 관찰

나주선 무인자동화 벼 생산단지 조성

정부, 노지분야 3년간 826억원 투자

2025년까지 시범단지 전국 9곳 확대

정부 ‘농촌공간계획’ 제도화 추진

공장 난립·악취에 민원 끊이지 않아

생활·생산권 등 나누어 재구조화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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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 불정면 일대에서는 최근 ‘농업의 진화’가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는 노지 농작물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사업이 한창이다. 그동안 스마트농업은 비닐하우스 등 시설농업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국내 농경지 면적의 95% 이상이 노지인 현실을 감안하면 ‘노지 스마트농업’으로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괴산에서는 2020년부터 노지 53.2㏊에 첨단 기술을 도입해 콩을 재배·육성·유통하는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52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총 사업비만 250억원 수준이다. 핵심시설인 노지스마트농업지원센터는 지난 4월 착공해 곧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농기계센터 등이 추가로 조성되고, 기상환경과 토양 데이터, 스마트농기계 데이터 등 총 105종 이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빅데이터 플랫폼도 구축 예정이다. 유통 스마트화를 위해서는 콩유통종합처리장과 농산물산지유통시설(APC) 등 기존 시설도 새롭게 꾸며진다.

경북 안동에서는 노지에서 사과를 대상으로 스마트화가 이뤄지고 있다. 안동시 임하면 오대리 일대 61.5㏊ 규모의 노지 스마트팜에는 61농가가 참여해 자동 관수·관비, 농기계 스마트화, 병충해 예찰 및 항공방제 시스템 등을 재배에 접목하고 있다. 농부가 직접 과수원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기기 등을 통해 원격으로 물을 주는 것은 물론, 온도·습도 등의 환경 데이터를 제공받아 사과의 생육과정을 살펴볼 수도 있다.

농업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충북 괴산과 경북 안동의 노지 스마트팜은 2020년 정부의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사업에서 시작됐다. 윤석열정부 들어서도 농업 분야 국정과제에 농업의 디지털 혁신을 포함하는 등 농업의 미래 성장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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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농업은 전통적으로 노동집약적이고 관행농법(경험) 위주로 진행돼 왔다. 특히 밭 작물의 기계화율이 떨어져 생산성도 낮아지고, 고령화로 재배 농가 수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져왔다.

노지스마트팜은 현재의 노지재배 방식에서 스마트농기계를 활용해 생산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에 기반한 관측·수급·예측 등 유통과정까지 총괄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노지작물 주산지(괴산·안동)에 적용 가능한 기술과 현장 실증이 필요한 장비를 지원해 노지재배의 스마트화 추진 동력을 마련했다. 스마트농업 시범사업을 위해 사용되는 예산은 △자동화 장비·기계 지원 △기존시설 스마트화 △기초기반 조성 △사업단 운영 등 포괄적으로 운용된다.

전남 나주에서는 벼 농사의 모습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곳에는 정부가 2020∼2023년 시행하는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가 조성 중이다. 농업 인구 감소 및 고령화에 따른 농촌일손부족 문제에 대응해 첨단 무인·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미래 농업생산 시범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으로, 총 사업비 400억원(국비 50%·지방비 50%)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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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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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에서는 ‘경운·정지→이앙·파종→방제→관·배수→수확 작업’ 등 벼 생산 전 과정을 사람없이 무인자율주행 농기계 스스로 수행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무인·자동화 농기계 보관 창고, 농업생산시스템 통합 관제 센터, 무인 육묘장 구축 등 관리시설도 마련한다.

성제훈 농진청 디지털농업추진 단장은 “시범단지 주산지를 거점으로 환경·생육·병충해 등 데이터 수집과 분석, 활용 서비스 제공을 통해 문제 해결형 스마트 서비스의 현장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농업 확산 종합대책에 따라 스마트농업을 온실·축사에서 노지까지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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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스마트팜 사업은 이들 시범사업을 앞으로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시설농업 대비 그동안 소외됐던 노지 분야는 농식품부와 농진청,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신규 세부사업 및 과제를 편성해 총 3년(2022∼2024년)간 협업 규모 약 826억원(국비)을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노지 시범단지를 전국 9곳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촌특화지구 도입… 공장·축사 등 정비

공장 난립과 축산 악취, 무분별한 태양광 에너지 시설 등으로 어지러운 농촌 지역을 되살리기 위한 대대적인 정비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이를 통해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시·군별로 10년 단위 중장기 계획을 통해 농촌 공간을 설계하고, 농촌특화지구를 도입해 마을 특성에 따라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농촌공간계획’ 제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의 농촌소멸과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촌공간 재구조화 장기계획에 포함된 부분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농촌공간을 주거·생산·서비스 등 기능적으로 구분 배치할 수 있도록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주거지 인접 공장·축사 정비 등을 지원하는 농촌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농촌지역은 일자리와 정주여건, 생활서비스 등이 부족해 인구 소멸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해 전체 인구감소지역 89개 중 84개가 농촌지역에 해당할 정도다.

인구가 줄면서 지역 토지 등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는 주거·상업·공업 등으로 세분화하고 용도지구 등을 국토계획법에 규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농촌은 토지이용 체계가 없는 실정이다.

특히 개발이 제한된 취락지구 2만485곳 중 100m 범위 안에 공장 용지가 있는 지구가 10%가 넘고, 전국 축사 31만1000곳 중 81%가 주거지 반경 500m 내에 위치해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농촌 공간에 대한 장기계획을 수립한다. 우선 농촌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중장기 계획 체계와 농촌특화지구를 도입한다. 시·군이 10년 단위 중장기 계획을 통해 생활권과 농촌특화지구 설정 등 농촌 공간 재구조화 방향을 제시한다. 10년 단위 중장기 계획에는 생활권 단위로 일자리·경제 기반 마련, 복지·문화 등 생활서비스 확충 등 삶터·일터·쉼터로서의 기능 재생 방향이 담긴다.

농촌 특성을 고려한 토지이용 체계인 농촌특화지구를 도입한다. 농촌마을보호지구,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축산지구, 재생에너지지구, 경관농업지구, 농업유산지구 등 유사한 시설끼리 배치해 주민 거주 지역 보호와 산업 집적효과를 기대한다.

지역특성에 맞는 자발적인 정책 추진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기본방향만 제시하고, 지자체가 10년 단위로 지역 농촌 공간 발전 방향을 수립한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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