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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가처분 기각에 추가 징계까지…치명상 입은 이준석 앞날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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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권 정지 1년 추가…전당대회 출마 막히고 총선 공천심사 악재

'이준석' 브랜드 유효…尹·黨 위기 지속될 경우 존재감 부각될 수도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2.9.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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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며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고,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징계를 하면서 당내 활동마저 가로막힌 상황이다.

'30대·0선' 당 대표로 화려하게 등장한 지 1년4개월 만에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7일 전체 회의를 열고 이 전 대표에 대해 7월8일 결정된 당원권 6개월 징계에 당원권 정지 1년을 추가했다. 3개월 만에 징계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이 전 대표는 당초 내년 1월9일 당원 복귀가 가능했지만, 추가 징계로 인해 복귀가 1년 늦춰지게 됐다.

전날(6일)에는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가 이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지명직 비대위원 6인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하고, 당 전국위원회의 당헌개정안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은 각하했다.

이 전 대표는 추가징계와 재판부의 가처분 기각으로 사법적·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가다.

우선 가처분 기각으로 법적 대응이라는 중요한 무기를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친윤(친윤석열)계와 갈등 속 법적 대응을 통해 자신의 대응 명분을 획득하고 친윤계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사법부가 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오히려 당 내홍에 대한 책임론을 직면하게 됐다.

가처분 기각으로 당 대표직을 상실하게 된 점도 이 전 대표에게는 악재로 꼽힌다. 비대위가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이준석 대표' 체제는 막을 내렸다. 더 이상 '당 대표' 직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당내 입지는 급속하게 줄어들게 된 것이다.

윤리위의 추가징계는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기각으로 내년 초 전당대회 개최가 유력한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추가 징계로 인해 전당대회 출마가 불가능해졌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그를 주요 변수로 꼽아왔다. 이 전 대표가 당 내홍 과정에서 실시된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경쟁력을 과시했고, 당원 모집 등 당내 지지세력 구축에 공을 들이면서 지지층 다지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차기 총선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모습이다. 당 대표가 당원권을 박탈당하는 사상 초유의 징계를 받은 지 3개월 만에 추가 징계를 받으면서 차기 총선 공천심사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진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 권력구조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차기 당 대표마저 친윤계 인사가 차지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온 이 전 대표는 공천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준석' 브랜드가 구축된 만큼 향후 대응에 따라 그의 입지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6월 '30대·0선' 당 대표로 화려하게 등장한 이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를 이끄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인 만큼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를 당내 자산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여전히 적지 않다.

윤 대통령과 당 지지율 하락세가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이 전 대표의 존재감은 역설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앞선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윤계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주호영 원내대표를 상대로 이용호 의원이 선전하는 등 친윤계를 향한 견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도 나오지만, 앞서 당원과 소통하고 당원 모집을 독려하는 등 당내 입지를 다지는 데 공을 들여온 만큼 당내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가처분이 기각된 이후 "지금까지 두 번의 선거에서 이겨놓고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때로는 허탈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덩어리진 권력에 맞서 왔다"며 "의기 있는 훌륭한 변호사들과 법리를 가지고 외롭게 그들과 다퉜고,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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