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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한상혁 비굴하다 그래요”… 국감 전쟁터 된 과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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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통위 공무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너무 자리에 연연해서 불쌍하다. 소신 없고 비굴하다’는 것이에요.”(6일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은 본선은 바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다. 본래 과방위는 국회운영위원회나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와는 다르게 현안이 많지 않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정국을 뜨겁게 달군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MBC의 보도 적정성, 여기에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 문제까지 겹치며 관련 국감에 시선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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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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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열린 과방위의 국정감사에서 최대 쟁점은 최근 불거진 MBC의 자막 조작 논란이다. 국민의힘은 MBC가 자막 조작을 통해 여론을 왜곡, 공영방송의 책무를 져버렸다고 맹공을 퍼부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이 비속어 논란을 덮기 위해 특정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고 맞섰다.

MBC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떠날 때 주변 참모진에게 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도하며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란 자막을 달았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한참 시간이 지난 뒤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한 위원장에게 방송기자연합회 강령을 보여주며 “MBC는 보도강령과 준칙을 무시했는데 고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조작 방송도 모자라 한국과 미국을 이간질하려는 듯 백악관에 이런 허위사실을 알리는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두현 의원도 “언론의 자유는 진실을 알리는 자유이지 거짓말을 하는 자유는 아니다”며 “서로 다른 의견이 있으면 (자막에) 병기하면 된다. 그게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실의 공문 발송 등이) MBC에 대한 언론탄압이라고 하는데 탄압이 아니라 잘못된 보도를 고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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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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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박찬대 의원은 “지난달 26일 대통령실에서 악에 받친 공문을 MBC에 보냈다”며 “내용을 보면 굉장히 공격적이다. 언론을 검열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MBC 세무조사가 진행된다고 한다”며 “제가 볼 때는 MBC가 진실의 바다에 먼저 뛰어들었고, 그 첫 번째 펭귄을 본보기로 (정부당국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도 “국민의힘은 언론탄압이라는 오명을 쓸 위험에 처해 있다”며 “해외 언론에서도 대통령의 욕설 발언에 대해 이미 수없이 많은 보도를 했는데 MBC만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여야는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도 여야는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공영방송 개혁에 시동을 걸어온 정부에 발맞춰 여당은 임기가 남아 있는 한 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방통위원장이 물러나야 된다고 보는데 혹시 이전의 선배 중에서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아서 물러난 사례가 없느냐면서 대통령이 바뀌고 정치 철학이 완전이 맞지 않는 사람이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는 건 가련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 공무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며 “‘한 위원장이 너무 자리에 연연해서 불쌍하다. 소신 없고 비굴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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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마치고 정청래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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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박 의원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위원장은 “임기가 보장돼 있는 한 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은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고 의원은 “(방통위원장의 임기 보장은) 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더 나아가서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내려와야 하지 않냐는 압박에는 (방통위원장이) 모욕감을 느껴야 하지 않느냐”고 한 위원장에게 질문했다.

한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방송의 독립성 문제 때문에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해야 된다는 의견에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여기에 최근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방통위의 TV조선 평가점수 조작 의혹도 논란이 됐다. 앞서 감사원은 TV조선 재심사 고의 감점 의혹을 포착해 검찰에 자료를 넘겼고, 검찰은 경기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청사 방송정책국과 방송지원정책과 등 방통위 주요 사무실에서 방송 재승인 관련 자료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는 방송 재심사에 관여한 방통위 직원들과 함께, 당시 심사위원 3명의 이름이 피의자 신분으로 적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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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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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최초의 심사 결과를 뒤집고 점수를 의도적으로 낮게 감점시킨 것은 처음부터 불이익 결론을 정해놓고 조작한 것”이라면서 “의도적으로 점수를 낮추는 것은 학교로 보면 부정 입학이고 선거로 보면 부정 선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심사 조작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최종 의결이 있기 전까지는 심사위원 재량 하에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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