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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원희룡 "집값 단기간에 너무 올라, 상당 기간 하향 안정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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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원희룡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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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가격이 너무 높아 상당 기간 하향 안정세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는 경착륙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부동산시장에 대한 원 장관의 판단이 혼란스럽다"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홍기원 의원은 "(이번 정부에서 발표한) 다주택자 세금 완화,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은 부동산시장이 침체했을 때 부양하는 정책 아니냐"며 "정부는 주택가격이 내려가야 한다면서도 오히려 부양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장관은 "부양정책이 아니라 지나친 가격 급등기에 도입된 지나친 규제를 정상화해나가는 과정"이라며 "재건축 규제 완화는 집값에 작용하는 복합적 요인 중 공급을 정상화하는 차원이고, 세제 완화는 1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원 장관은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거래량이 예년의 10분의 1밖에 안 되고 매도 호가 수준이나 매수자의 관망세 등을 고려했을 때 아직 안정까지는 못 갔다고 생각한다"며 "전반적인 금리 상승 그리고 대출 규제, 전반적으로 (주택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급등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시장을 움직이는 경제 법칙에 대해서 힘으로 억누를 수 있다고 지나치게 자만하는 것은 결국 시장에 보복을 당하기 쉽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공약 후퇴 논란을 일으킨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정비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조오섭 민주당 의원이 "1기 신도시 재정비를 두고 원 장관이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원 장관은 "이르면 2024년까지 선도구역(시범지구) 지정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원 장관은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을 2024년까지 끝내겠다"면서 "선도구역 지정 원칙까지 계획에 들어가면 바로 안전진단을 하고 이르면 2024년에 선도구역 지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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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원희룡 장관을 비롯한 출석자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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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장관은 또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대해 "이상론적이고 정부 만능주의적인 무리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11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2030년까지 시세의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공시가격 현실화로 공시가격과 시세가 역전되는 문제가 있어 현실화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원 장관은 "상식적으로 시세는 늘 변동이 있고 소득과 금융 유동성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라며 "그때그때 시세에 맞춰서 (현실화율 90%로) 가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일부 의원들은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전세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집)'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갭투자자 가운데 임대보증금이 집값의 80%가 넘는 고위험군은 12만명이고, 그중 60~80%가 넘는 잠재적 위험군도 11만명이나 된다"며 "정부가 깡통전세 문제를 나 몰라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무리한 갭투자로 벌어진 깡통전세는 난감한 부분이 있다"며 "급격하고 난폭한 조정 과정이 되지 않도록 금융을 유예하거나 완화하는 지원책을 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과거 방만한 전세대출·다주택자 갭투자 등으로 저질러 놓은 것을 우리가 다 떠안아야 하는지는 매우 신중하게 봐야 한다"며 "경착륙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장기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구조 정상화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큰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지레짐작에 큰코 다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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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6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2.10.6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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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한 참고인 질의도 있었다. 이승엽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 대표는 울먹이며 "오는 11월은 화정아이파크 847세대 5000명 넘는 입주예정자들이 학수고대하던 입주예정일인데, 이제는 11월이 조금만 늦게 천천히 왔으면 하는 상황"이라면서 "입주자 중에는 화정아이파크 붕괴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주자들을 기만하는 행동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조산하거나 2세 출산 계획 및 아이 출산을 포기하신 분도 계신다"고 지적했다.

현대산업개발 정익희 대표는 "불행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점에 대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국토위원들이 입주예정자 주거지원 대책에 관해 묻자 올해 2월에 부임해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가 거센 질타를 받았다.

원희룡 장관은 "현대산업개발 대표가 논리의 바깥쪽을 돌면서 입주예정자들을 대상화하는 느낌이 든다"며 "정말 크게 반성하고 피해자들을 부둥켜안고 잘못을 빌지 않으면, 보상과 지원, 재발 방지를 행동으로 증명하지 않는다면 큰 회사는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례짐작이 큰 코를 다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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