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CATL 6%P 뛸때 K배터리 8.5%P 뚝···日은 9조 보조금 '협공'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高에 6대 핵심산업 위태]<3>中에 밀리고 日에 쫓기는 배터리

'각형' 주력으로 생산하던 CATL

'원통형'까지 BMW에 공급 계약

LG엔솔·삼성SDI와 경쟁 불가피

中, 해외 생산 거점도 대거 확장

日도 기업 설비투자 등 지원 추진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거센 공세에 밀리며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그동안 ‘내수용’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 업체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해외 생산 거점을 마련해 고객사 잡기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중국이 풍부한 광물 자원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K배터리’의 입지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더해 일본은 전기차에 필수적인 배터리 생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9000억 엔(약 8조 900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자국 배터리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6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총 사용량은 287.6 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78.7% 상승했다. 중국의 CATL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4.7% 증가한 102.2GWh로 1위를 차지했다. CATL의 점유율은 35.5%로 지난해(29.6%)보다 5.9%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8월 22.3%에서 올해 13.7%로 떨어지며 SK온·삼성SDI 등 3사의 합산 점유율도 지난해 33.5%에서 올해 25.0%로 8.5%포인트 하락했다.

개별 기업으로 봤을 때는 국내 배터리 3사도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국 기업들의 폭발적인 확장세에 좀처럼 시장 지배력을 키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CATL뿐 아니라 글로벌 3위인 BYD의 배터리 사용량도 전년 동기 대비 192% 넘게 성장하며 중국의 영향력은 더 강화되고 있다.

과거 중국의 배터리 업체들은 주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판매를 늘리며 ‘안방 호랑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최근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며 국내 업체들의 시장 주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던 CATL은 최근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 BMW에 2025년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당초 원통형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파나소닉 등이 장악하고 있던 유형이다. 삼성SDI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유럽 출장 당시 올리버 칩세 BMW 회장을 따로 만날 정도로 원통형 배터리 공급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이 시장에 CATL까지 뛰어들며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둘러싼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도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 중국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2종의 전기차에 BYD 자회사인 푸디전지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기업들은 해외 생산 거점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마티아스 첸트그라프 CATL 유럽 법인장은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에 제3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CATL은 이미 헝가리 데브레첸에 73억 유로(약 10조 원)를 들여 연간 생산용량 10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가동을 앞둔 첫 해외 생산 기지인 독일 튀링겐주 공장에 이은 유럽 두 번째 공장이다. 신규 투자까지 확정될 경우 CATL의 연간 배터리 생산 규모는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스볼트도 독일 자를란트에 배터리 팩·모듈 생산 시설을 건립했으며 궈쉬안은 연내 독일 괴팅겐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광물 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은 중국 기업에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흑연을 제외하면 배터리에 필요한 광물을 자국 내에서 채굴하지는 않지만 아프리카와 남미 등 주요 해외 광산 채굴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다시 자국 내 공장으로 가져와 배터리 소재 화합물로 생산하고 있다. 가공·제련 분야에서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소재별로 50~70%에 이른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대부분의 원료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배터리 소재 수입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면서 다른 공급처로 캐나다·호주를 보고 있지만 여기는 원자재가 비싸다”며 “중국이 우리나라와 가깝기도 하고 중간재 같은 경우에는 그 비중이 95%까지 올라가 있어 국내 기업들로서는 이를 낮추는 게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자국 배터리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배터리 생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9000억 엔(약 8조 900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장 건설 등 국내 설비투자에 5000억 엔, 배터리 원료가 되는 니켈과 코발트 등 광물 자원 확보에 3500억 엔, 전기차 및 배터리 구매 보조에 수백억 엔, 인재 육성에 50억 엔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