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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했다던 '녹색분류체계 원전 포함'...공청회에선 "그린워싱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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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원전 경제활동 포함 공청회' 개최

'녹색분류체계 원전 포함' 찬반 모두 "EU 수준 조건 설정해야"



헤럴드경제

6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원전 경제활동 포함 공청회'에서 환경단체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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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환경부의 거짓말이 불과 16일 만에 들통났다.

환경부는 앞서 우리나라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발전을 포함하는 문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 문제를 두고 개최한 대국민 공청회에선 이를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공청회에 참석한 환경단체나 학계는 물론 업계까지도 원전 포함 조건을 유럽 수준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런 공청회조차도 이번 한 번으로 끝낼 계획이다.

환경부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원전 경제활동 포함 공청회’를 열었다. 앞서 국가가 인정하는 ‘친환경 경제활동’ 격인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는 방안은 지난달 20일 발표됐다. 당시 환경부는 이 문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막상 이날 공청회에선 환경부가 설정한 ‘녹색분류체계 포함되는 원전의 조건’이 EU에 견줘 약하다는 지적이 찬반을 막론하고 나왔다. 환경부 녹색분류체계 개정안을 보면 ‘원전 신규건설’의 경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안전한 저장과 처분을 위한 문서화된 세부 계획 존재와 계획 실행을 담보할 법률 제정’과 ‘사고저항성핵연료(ATF) 사용’이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원전 계속운영’은 2031년 1월 1일부터 ATF를 사용해야 한다. EU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과 관련해선 ‘2050년까지 가동을 위한 계획’을 요구해 시기를 명시했고 ATF는 2025년부터 사용토록 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면 원전을 수출할 때 금융조달에 매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강 부회장은 “동유럽이나 중동에 원전을 수출하고자 유럽 상업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유럽 은행들은 (한국이 수출하려는 원전이) EU 녹색분류체계에 제시된 조건에 부합하는지 따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와 EU 녹색분류체계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전 수주 시 경쟁국과 경쟁사가 한국과 EU 녹색분류체계 조건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유럽 은행에 압력을 가해 우리 금융조달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라면서 “원전 수출에 지장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부회장은 한국전력이 석탄발전에 투자한다는 이유로 투자를 거둬들인 바 있는 세계 3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운용자산(APG)이 최근 “EU 안전성 기준을 충족해야 원전을 친환경으로 볼 수 있다”라고 발표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EU와 비슷하게 보완해야 한다”며 “ATF도 2025년까지 개발이 안 되면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서 수입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종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전 수출 시 사업비를 우리나라 원전을 도입하는 국가뿐 아니라 한국수력원자력 등 사업자도 함께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교수는 “국내에서만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유럽에서도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EU 녹색분류체계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난항이 예상된다”며 “프랑스 등 (유럽의) 경쟁국에 견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관련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어떤 원전도 녹색분류체계상 친환경 경제활동에 해당하지 않는 점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국제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안을 철회해야 한다”라면서 “녹색분류체계가 신뢰를 잃으면 국익에도 도움이 안 된다”라고 했다. 석 전문위원은 ATF 사용 시점을 ‘2031년부터’로 한 것과 관련해 “현재 원전 신규건설과 수명연장 계획을 고려하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사업은 모두 무사통과시켜주는 ‘그린워싱’의 전형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EU가 녹색분류체계를 만들자 따라가는 처지면 최소한 그 수준에라도 맞춰야 한다”라면서 “(EU 수준으로 하지 않는다면) 국내용이라는 것으로 윤석열 정부 원전 정책에 맞추려고 그냥 만들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은 “일본이 연간 22조 베크렐(㏃) 미만 삼중수소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고리원전 방출량 4분의 1이다”라면서 “이 상황에서 환경부가 원전에 녹색경제활동 꼬리표를 붙이면 일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고 비판했다.

원전 녹색분류체계 포함 관련 공청회는 이번이 마지막일 전망이다. 환경부는 전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추가로 공청회를 열 계획은 없고 민간협의체 등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앞서 환경부가 녹색분류체계 개정안을 발표할 때 “원전을 포함하는 방침은 확정됐다”라고 밝힌 바 있어 이날 공청회가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장기복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이날 공청회 인사말에서 “원전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는 데 우려가 큰 것도 안다”라면서 “공청회로 의견을 듣고 정책 방향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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